📍사람은 갈등과 불안과 긴장 속에서도 그저 자신의 일을 해야 하는 존재입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끊임없이 의식하는 것, 그것이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97쪽) 요즘 나는 컨디션이 늘 좋지 않았고 기분도 침울의 경계선에 늘 머물러 있는 상태였다. 뭇 이유를 다 댈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내 능력이 현실이 요구하는데 다다르지 못하고 부족한 상태가 아닐까 하는 의심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가 어깨를 다독이며 “괜찮아, 잘 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은 그 다독임과 함께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해준다. 한동일 작가님과는 2019년 당시 새로 출간된 책의 북토크에서 멀찍이서나마 직접 만나뵐 수 있었다. 차분한 어조로 자신의 말을 조리있게 풀어나가는 것이 너무 멋지고 부러웠다. 우리나라 말로도 하기 어려운 법 공부를 라틴어로 하셨고, 심지어 “바티칸 로타 로마나 700년 역사상 최초의 동양인 변호사 (책 표지)“까지 되셨으니 공부로 따지자면 득도한 분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 작가님도 결국 사람이다. 스스로를 ”공부하는 노동자 operarius studens (70쪽)“라 칭하며 아래의 문장으로 이 책을 쓰게된 이유를 정의한다.📍“제 사명은 지식을 전하는 사람에 머무르지 않고, 사람들에게 스스로 성찰하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59쪽)” 중세시대의 학생들도 지금의 우리와 다름없이 “공부해야 한다 Oportet Studisse (89쪽)”라고 하며 공부에 대하여 고민했다고 한다. 공부라는 것은 시대를 초월하여 누구나 하기 싫고 짜증나는 작업이었다는 것인데, 그럼 결국 왜 해야하는지 질문을 던지기보다 어떻게 하느냐에 포커스를 맞춰야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공부하는 태도에 관하여>에 제시된 여덟가지 방법과 더불어 책 전체를 통해 이 “공부를 어떻게 해야하는가”라는 질문에 방법을 제시해준다. 물론 작가님의 ‘겸손한 방식’으로 말이다. 내게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11장 “기억의 정화 Memoriae purificatio” 으로, 다음 문장을 읽으며 지금 내 불안의 원인과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할 수 있었다. 📍“과거의 기억에 매여 있으면 ‘여기서 지금’해야 할 일에 충실해지기 어렵습니다. ‘지금 여기’를 살고 싶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조건을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기억의 정화는 ‘지금 여기’를 잘살기 위한 조건을 만드는 훌륭한 방법입니다.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자꾸 떠오르는 기억부터 서서히 정화해나가기 바랍니다.” (197쪽) 결국 인생 자체가 여러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형태로 공부하는 과정 아니던가. 그래서 이 책이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 생각되었다.📍일상생활을 잘한다는 건 좋은 습관이 몸에 배도록 하는 것입니다. (105쪽)📍’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나갈 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철학적 사유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지금 이 시대에 여전히 유효한 공부일 겁니다. 그것으로 우리는 미래를 준비해나갈 수 있습니다.“ (25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