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80년 생각 - ‘창조적 생각’의 탄생을 묻는 100시간의 인터뷰
김민희 지음, 이어령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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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지수는 생략, 다만 구성과 편집이 아쉬운.

선생님의 말씀을 함부로 평가하는 것만 같아서, 추천 지수는 생략했어요. (인터넷 서점에 올릴 때는 어쩔 수 없이 점수를 달겠지만요.) 평생 문화를 생각하신 선생님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접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다만, "이 책은 나에 대한 용비어천가 같은 책이 되면 절대로 안 돼."(p.368)라고 선생님께서 밝히신 것과 달리, 이 책의 편집과 구성은 답변자에게 지나치게 가깝게 다가서고 있어 부담스러웠습니다. 때문에 담담하게 서술되었을 때 더 매력적이었을 답변자의 생각이 질문자의 어설픈 구성으로 인해 다소 빛이 바랜 것처럼 느껴져 아쉬웠습니다.

이하 내용은 인상 깊게 접한 선생님의 문장들을 개인적으로 인용한 모음집입니다. 직접 책을 통해 생각을 접하고 싶으신 분들은 건너뛰시기 바랍니다.

★ "나는 천재가 아니야. 창조란 건 거창한 게 아니거든. 제 머리로 생각할 줄 안다는 게 중요한 것이지." (p.9)

★ (백만대군을 이끄는 장군이 될 팔자에 대해) "그런데 요즘 생각하면 그 사주가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 백만대군은 내가 지금까지 다루어 온 말(언어)이고 그것으로 공감을 함께 나눠온 독자들일 수도 있으니까. 칼을 그것보다 강하다는 펜으로 바꿔봐. 내가 휘두르는 대로 언어들은 내 명령에 따라 움직여왔어." (p.15)

★ "고독의 대가는 생각의 탄생이었어." (p.18)

★ "거리두기를 하면서 우리는 평소 잊고 있던 '거리'를 자각하기 시작했지." (p.22)

★ "평탄할 때에는 만인이 평등해. 욕망도 비슷하고 별 차이가 없어. 그런데 위기의 순간이 오면 창조적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커지지." (p.24)

★ "과연 나의 눈물이 남을 위한 눈물이 되었을까." (p.32)

★ "작가는 글로 말하는 사람이잖어." (p.58)

★ "나는 내가 과거에 저지른 일에 대한 확신범이 아니여. 확신범이라면 유언밖에 더 남겄어?" (p.58)

★ "도서관에 가보면 나보다 훌륭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무슨 얘기를 더 보태겠어? 다만 70억 지구인 중에서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모든 사람은 각자 고유의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은 제각각 소중해요." (p.60)

★ "창조를 하려면 먼저 파괴를 해야 돼." (p.70)

★ "빈칸이 있어야 독자를 끌어들이는 힘이 생기는 거지. 빈칸 없이 정확하게 말하면 끌어들이는 힘을 못 가져요." (p.107)

★ "문학이 언론이 되면 안 돼요. (...)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봐요. 그 '님'을 '일제강점기의 조국'으로 한정하면 그건 언론의 언어지 시의 언어가 아니에요." (p.124)

★ '나는 아무것도 원치 않습니다. 다만 소원이 있다면 보잘것없는 이 하얀 원고지 위에서 숨을 거두게 하소서.' (p.137)

★ "사람들은 일회성 행사에 왜 그 많은 돈을 낭비하느냐고 묻는다. 이 물질주의자들에게 반문하고 싶다. 당신이 태어날 때, 죽을 때도 한순간이다. 그것을 위해 당신은 전 생애를 바치고 있지 않은가." (p.155)

★ "만인이 납득하는 아이디어는 아이디어가 아니지. 낡은 생각이라는 증거니까." (p.158)

★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을 때 최고의 해결 방법은 긴장을 푸는 유머야." (p.214)

★ "궁즉통은 몇 천 년간 강대국 사이에서 견뎌온 한국인의 창조력이자 돌파력이지." (p.247)

★ "질투 나는 사람을 적으로 돌리면 내가 비참해지잖아. 대신 그 사람을 돕는 거지. 그러면 천재의 작업을 같이 하는 거니까." (p.348)

★ ('독립된 주체'로 우뚝 서는 삶은 어떤 경지일까요.)

-하루를 살아도 자기 머리로 생각하는 삶이지. 누가 뭐라고 하면, 뉴스에서 무슨 보도가 나오면, 책 한 줄을 읽어도 뭐가 기이고 뭐가 아닌지를 제 머리로 판단하면서 사는 삶 말이야. 역사를 접할 때도 마찬가지야. 역사라는 건 안방 얘기 다르고 부엌 얘기가 다른 법이거든.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각각 안방과 부엌에서 하는 얘길 들어봐. 안방 얘기 들으면 며느리 잘못이고 부엌 얘기 들으면 시어머니 잘못이지. 그렇다면 누가 옳은 거야? 그래서 지식인이, 지성인이 필요한 거야. 뜬소문, 가짜뉴스, 음모론에 쉽게 휩쓸리지 않고 경험주의를 넘어선 냉철한 이성의 힘을 가진 지식인 말이야. (p.369)

#푸른여우의냠냠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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