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가 구속한 여성 - 성경적 남녀 관계와 여성 리더십
김세윤 지음 / 두란노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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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윤 박사의 여성에 관한 책이 나왔다. 2004년에 출판된 책의 개정판이라고 한다. 최근 모 신학대에서 여성안수 문제로 부당한 대우를 받은 여강사의 사례가 있었기에, 성경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여성에 대한 시각이 더욱 궁금했었다.
책을 읽으며 나도 잘못 배워온 부분이 있었음을 알고 놀라기도 했고, 여성과 남성에 대한 관점이 명료하게 정돈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책은 4부로 되어있는데, 1부는 <구약이 말하는 여성>으로 성경의 처음인 창세기에는, 여성과 남성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존재임을 드러내고, 그리고 그 뜻은 하나님의 통치권을 이 땅에서 대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남성만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은 것이 아니고 여성 또한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졌으며 그것은 이 땅에서 역시 하나님의 통치권을 대행하는 자라는 것, 즉, 남성과 여성이 창조된 순간부터 동등한 존재인 것이다.    

2부는 <예수님이 말하는 여성>으로 예수님은 여성을 인격체로 취급하지 않았던 유대 사회속에서  말씀을 사모하는 마리아를 모범으로 내세우시고, 부활의 첫 증인으로 막달라 마리아를 세우셨으며, 부활의 기쁜소식을 전한 자들을 다 여성들로 세우시는 등 당시 문화속에서는 혁명적인 행동들을 하셨다. 또한 당시 아내를 쉽게 버릴 수 있었던 문화속에서 '아내를 버리고 다른데 장가드는 것을 간음함'이라고 하셨던 것도 남녀의 동등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예수님은 당시 여성을 천대하는 유대문화속에서 여성을 존중하는 혁명적 모습을 많이 보여주신것이다.

3부는 <바울이 말하는 여성>으로, 바울이 성경에서 언급하는 남녀에 대한 여러 구절들을 분석했다. 거의 모든 말씀들에서 부부의 동등성과 상호주의가 드러났다. '아내가 자기 몸을 주장하지 못하며, 남편도 그와 같이 자기 몸을 주장하지 못하고' 처럼, 여성에게만 무엇을 하라고 하는 것이 아닌, 남성에게도 동일하게, 혹은 더 강조하는 부분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교회에서, 그리고 많은 목사님들에게서 여성은 남성에게 <순종>해야하고, 남성은 여성을 <사랑>해야 한다고 배워왔는데, 이것에 대한 오해가 있었음을 알게되었다. 물론, 남편과의 관계속에서 서로 의견을 존중하며 살고 있지만, 은연중에 의사결정은 남편이 하도록 하고, 남편말에는 왠만하면 '순종'하는 것이 성경적이라 여겨왔었다. 나는 그것이 인정받기 원하는 남성의 욕구와, 사랑받기 원하는 여성의 욕구에 부합하는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김세윤 박사는 '순종'보다 '사랑'하라는 것에 더 큰 요구가 들어있는 것이라고 했다. 남성에게는 아내 사랑하기를 '예수님이 자신을 주심 같이 하라'고 하였는데, 이렇게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주장의 반대', '복종'을 포함하여 '자아전체의 희생'을 뜻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여성이라고 무조건 굽히고 일방적으로 남성에게 '순종'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의견이 대립할 때에 때론 남편이 아내를 따르기도 하고, 아내가 남편을 따르기도 하고, 서로의 성숙한 인격속에서 상호 동등하게 그러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남편에게 무조건 순종하진 않지만(^^) 무의식에 남아있던 '남편에게 순종' 개념에서 한결 자유로워진 기분이었다!

한편 고전 14장에 나오는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고..집에서 자기 남편에게 물을지니'라는 말씀에 대한 것이다. 이 부분은 전후 문맥에서 어우러지지 않고 돌출이 되는데, 주석가들은 아마 후대에 삽입 된것으로 추측하고, 당시 영지주의 여자들이 교회에서 상당한 물의를 일으키는 상황에서 질서를 잡기위해 쓰였다고 보고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는 여자가 설교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고 '집에서 남편에게 물을지니'라는 것에서 알수 있듯이 질문을 한 상황이다.
오히려 고전 11장에는 '무릇 여자로서 머리에 쓴 것을 벗고 <기도>나 <예언>을 하는 자는'이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여자도 '기도나 예언(설교)'을 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한국교회에서는 여자도 기도나 설교를 할 수 있다는 명백한 말씀이 있는데도 지엽적인 문자, 당시 시대 상황과 배경을 고려하지 않고 '잠잠하라'는 문자에만 매여있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그것에 대하여 4부는 <진정 복음적인 남녀 관계를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성경을 올바로 해석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성경의 원칙적이고 중요한 가르침과 주변적이고 문화적인 요소들을 구분해서 해석해야 하며, 문자보다는 '정신'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 아닌가? 우리나라의 가부장적 사고에 부합하는 말씀문자만 '골라내어' 적용하고, 창세기부터 복음서, 사도바울의 가르침까지 흐르고 있는 여성과 남성의 완전한 동등성, 존귀함, 상호성 등은 무시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남성과 여성의 독특성에 대한 차이에 대한 부분에서의 지혜, 구약시대의 여성비하적인 문화들에 대한 언급은 아주 짧기에 이 부분에 대한 궁금함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이 책을 통하여 남성과 여성은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완전한 인격체로서의 동등함에 대하여 성경을 근거로 명료하게 정돈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계속 강조한, 기독교가 가는곳마다 인권해방,자유를 가져온 정신이 담겨있는 성경구절을 다시 새겨본다.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갈3:28]

 

<책속으로..> 

 

여자가 교회에서 설교하는 것은 성경적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자칭 '보수주의자들'이 한국교회의 다수를 이루고 교권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그들이 '보수'하려고 하는 성경에 의하면, 여자들이 주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하신 복음의 첫 설교자들이었습니다. - 38p

 

 

지금도 보수 정통 유대 회당은 남자들이 모이는 공간과 여성의 공간이 엄격히 구분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바울은 남녀 구분 없이 함께 같은 방에서 예배하게 한 것입니다. 그것부터가 놀라운 일로서 여성의 지위 향상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그 뿐 아니라 공예배에서 여자들도 대표기도를 하고 예언도 하게 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신약시대의 에언이란.. 요즘 말로 하면 설교입니다. (78-79p)

 

  

바울이 남편에게 요구하는 '사랑'이란 말보다 더 포괄적으로 자기희생을 요구하는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이란 자기를 내어줌입니다. 이것은 자기주장의 반대말입니다. 자기희생으로서의 '사랑'은 '복종'의 다소 제한된 개념을 내포할 뿐 아니라, 그것보다 훨씬 더 포괄적이고 본질적인 자아 전체의 희생을 뜻하는 것입니다. '복종'도 일종의 자기의생이지만, 사랑은 '복종'을 포함하는 더 총체적 자기희생인 것입니다 - 99p

 

  

남편과 아내가 똑같이 주의 뜻을 순종하겠다는 자세로 어떤 사안을 살피는 과정에서도 의견이 팽팽하게 대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무조건 아내가 양보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남편이 양보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럴 경우 가끔은 남편이 양보하며 아내의 듯을 좇기도 하고, 가끔은 거꾸로도 하는 것이 옳습니다. 성경적으로 보자면 그럴 경우 양보하는 사람이 남편이든 아내든 더 성숙한, 사랑이 풍부한 그리스도인인 것이지요.-1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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