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헤매다가
정미진 지음, 김승아 그림 / 엣눈북스(atnoonbooks)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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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가 중심이긴 한데, 청춘물·성장물의 결을 동시에 갖고 있고 스릴러와 미스터리까지 얹혀 있다. 장르가 계속 겹쳐지는데도 산만하게 흩어지지 않고, 오히려 “소설이 이렇게도 될 수 있나?” 싶은 밀도로 이야기가 밀어붙인다.


개인적으로 남자 주인공 같은 타입을 좋아하진 않는다. 답답한 면이 분명히 있어서.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종류의 ‘순애보’라 어떻게든 응원하게 되는 인물이다. 영화화된다면(혼자만의 상상 캐스팅이지만) 임시완 배우가 떠올랐다. 반대로 여자 주인공은 그와 정반대의 결을 갖고 있어 대비가 더 또렷하다.


‘뇌공학’이라는 소재를 이렇게 소설적으로 설득력 있게 활용한 작품은 오랜만이었다. 과하게 판타지로 치닫기보다 현실적인 장치를 충분히 깔아 몰입에 도움이 된다. 물론 소설적 허용과 클리셰가 없진 않지만, 거슬려 읽기 힘들 정도는 아니다.


읽는 내내 생각할 지점도 많다. 특히 윤리적인 문제들이 얽혀 있어 쉽게 단정하기 어렵고, 표면적으로만 보아도 “평행세계의 내가 있다면, 나를 원래 세계로 되돌려놓는 게 과연 옳을까?” 같은 질문은 곱씹어볼 만하다.


굳이 미스터리 장치를 더하지 않아도 재미가 충분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은 남지만, 그럼에도 이야기가 가진 추진력과 소재 활용이 좋아 교환독서용 책으로도 기꺼이 선정했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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