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우리 집도 아니잖아
김의경 외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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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이라니. 소설이라니. 그런데 이건 픽션이 아니라, 거의 르포에 가깝다. 읽는 내내 “집”이라는 주제가 이렇게까지 사람을 서늘하게 만들 수 있나 싶어서 몇 번이나 손이 멈췄다.

나도 부동산을 잘 아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집이 ‘사는 곳(live)’인지 ‘사는 것(buy)’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저 내가 머물 아늑한 공간이 필요했을 뿐인데, 그게 사치처럼 취급되는 분위기 속에서 결국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응, 사치가 맞아.”라고 말하게 만드는 사회라니.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나 역시 사람들이 어디에 사는지에 따라, 의식하지 못한 채 평가를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들이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아파트 브랜드를 적는 일과, 20대가 되었다며 서로 집들이를 다니고 “집 좋다”는 칭찬에 은근히 우쭐해지는 마음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과연 있을까.

작품들 대부분이 현실을 그대로 옮겨온 듯해서 더 무섭고 아팠는데, 그중에서도 ‘그림자’로 표현된 한 편은 특히 끝까지 꼭 넘겨 보길 권하고 싶다. 다른 작품들이 덜 재미있다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 현실적이어서 숨 막히는 와중에 그 작품만큼은 “이건 소설로만 가능하다”는 방식으로 정확하게 찌른다.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일반적인 기준에서 내가 사회적 약자라고 말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이번 이사를 준비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것을 따져야 했다. 1원 차이로 대출이 되고 안 되고가 갈리고, 지나치게 저렴한 집을 보며 ‘왜 이렇게 싸지?’부터 먼저 의심하게 되는 마음까지. 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사람은 얼마나 쉽게 불안해지고, 얼마나 빨리 계산적인 사람이 되는지 실감했다.

언제쯤 우리는 편하게 살 수(live) 있을까. 집이 다시 ‘부동산’이 아니라 ‘안식처’로 정의되는 날이 오긴 할까. 이 소설집은 그 질문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들이민다. 그리고 읽는 사람에게 묻는다. “당신도 이미 알고 있었던 거 아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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