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생식기》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생식과 관련된 연구나 젠더 이슈를 다룬 논픽션일 거라고 짐작했다.하지만 책을 펼치자마자 완전히 다른 결의 이야기였다.두 번째 챕터의 한 장면은 특히 강렬했다.“너라고? 주인공이?”이 부분은 직접 읽으며 경험하길 권하고 싶다. 말로 설명하기보다 스스로 마주했을 때의 충격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작품은 인간답다는 것이 무엇인지, ‘정상성’이란 어떤 경계 위에 존재하는지 끊임없이 묻는다.단순히 동성애자 혹은 비동성애자를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소외·욕망을 어디까지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처럼 느껴졌다.일본 소설 특유의 서늘하면서도 맑은 문체 덕분에, 매 장마다 멈춰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많았다.읽는 동안 몇 번이나 ‘나였다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된다.처음에는 LGBTQ의 시선에서 출발했지만, 마지막에는 결국 ‘나의 다음은 무엇일까’, 즉 나라는 존재의 지속과 변화를 바라보게 만드는 작품이었다.읽고 나면 마음 한구석이 조용히 흔들리며,“나도 나답게, 내가 다름을 인정받는 일을 하며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오래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