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녀리
김세인 지음 / 작가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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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한마디로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 친근함" 이다. 이 책을 처음 펼치면 나오는 옥탑방.
나는 옥탑방이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다는 느낌보단 하늘과 제일 가까운 곳이라는 느낌이 강해서
기분이 좋았다. 옥탑방에 나오는 아내는 화단을 보고 초원이라고 부른다. 옥탑방에 나오는 아내는
엉뚱하면서도 귀여운 느낌이 들었고, 상당히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아내의
남편은 팔 한쪽에 의수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분위기대신 밝게 살아가려는 분위기가
풍겼다. 물론 팔 한쪽이 없다는 것은 장애이지만, 장애를 가진 사람에 비해 밝아서 책을 읽으면서
어둡거나, 마음이 무겁지 않아서 책이 술술 넘어갔다. 두번째 단편인 천사약국. 이런 저런 생각은
꽤 자주 하지만 자신이 얻을 위험때문에 그런지 적극적이기보단 소극적인 편인 남편과 약사이면서
약국에 있는 시간보다 밖에 나가있는 시간이 더 많은 아내. 밤을 즐겁게 하는 텍사스촌.
천사약국편은 텍사스촌(유흥소가 즐비한 거리)을 주제로 삼기보단 그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래서 내용이 딱딱한 느낌은 안들었지만, 정서적으로 위축은 되어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유흥소가 즐비한 거리 가까이 사는 사람들의 입장이 이렇다하는 것 같아 재미있기도 했고, 이 사람들도 꽤 여러가지 골칫거리가 있구나를 느끼게 되었다. 무녀리편. 사실 무녀리를 읽으면서 가장 잊을 수 없는 단편은 역시 무녀리일 것이다. 어느 지역 사투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사투리를 읽는 데 정겨움이 느껴졌다. 중간중간엔 농사의 고단함이 느껴졌고, 자연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소박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읽으면서 정말 어느 곳에 존재할 것만 같았다. 언니로 나오는 주인공의 삶은 유여곡절이 많다. 어릴 때는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았고, 커서는 형제들 앞에서 당당해질수 없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진짜 같은 지 읽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무녀리 편을 다 읽고 나서 이야기가 끝났다는 것보다 아쉬움이 먼저 느껴졌다. 장편으로 썼다면 눈물 콧물 다 빼는 좋은 소설이 될수있었을 텐데. 단편이라서 많이 아쉬웠다. 삶의 무늬에는 천사약국에 들러리처럼 나왔던 텍사스촌이 다시 나온다. 텍사스촌에서 일하는 여자들. 여자들이 담담하게 손님받는 모습은 일상적으로 보여서 편안해보이기 쉬운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모습에 이질감이 느껴졌다. 삶의 무늬에 나오는 주인공의 이름은 연명. 그녀의 과거는 딱히 희망도, 변화를 추구하는 마음도 없다. 그래서 앞에 읽었던 단편들과 다른 분위기를 자아 냈다.  삶의 무늬에선 별 별 인간들이 다 나온다. 별별 생각이 다들었다. 정말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이런 사람들도 있겠지 .. 마지막엔 주인공이 다시 새로운 출발을  할수있게 되어서 안도했다. 오봉아재. 오봉아재는 말도 못하고, 듣지도 못한다. 이렇게 불쌍한 사람이 고개를 돌려보면 주위에 있을 것 같다. 먼 나라 이야기 같다기 보다 내 주변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자세히 보여주는 것 같아서, 안쓰럽기도 하면서 이해할수도 있었다. 유정리 세동무. 처음엔 아줌마들의 이야기인줄 알았다. 읽다보니 아줌마라기 보단 할머니쪽에 가까우신 분들의 이야기였다. 중간에 욕도 나오고 하는데, 그 욕이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욕이 아니라 우리나라 시골에서 흔히 있는 이야기를 풀어놓는 것 같았다. 이 책에 화려함은 없다. 다만, 우리나라 토박이같은 흙냄새나는 소박한 삶의 이야기는 있다. 영웅 소설처럼 우와 멋지다 싶은 말대신 마음이 따뜻해지고, 주변을 조금 더 돌아볼수있는 여유를 가지게 해줘서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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