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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타로 한국추리문학선 11
이수아 지음 / 책과나무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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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 카드는 바보의 여정이다.
0번인 바보가 1번부터 20번까지의
타로 카드 세상을 만나고
21번 세계를 완성하는 여행이다.
자신의 세계를 완성한 바보는 다음 세계로 떠난다.
그 세계가 지금보다 더 나을지,
더 험할지는 떠나 보기 전까지 모른다.

우리의 인생처럼.」
.
.
나는 원래 책은 자고로 야금야금 꼼꼼히 뜯으며 조금씩 아껴봐야 더 감칠맛이 난다는 철학을 가진 사람이다. 그래야 생활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독서’라는 행위가 일상생활에 지장이 되는 주객전도의 상황을 만들지 않기도 하고.

그런 철학을 가진 나를 무너뜨렸다, 이 <마담 타로>가.

크나큰 반전의 연속에, 한 가지의 사건만이 아닌 다양한 사건을 다루어 지루할 새가 없었다. 소재 자체가 워낙 참신하기도 하고 말이다.
-타로에 대해 틈틈이 설명이 이루어져 새로운 배움의 재미도 쏠쏠했다-.

덕분에 이례적으로 오래간만에 하루는커녕 몇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게 됐다. 글 자체가 매끄러워 막힘없이 술술 읽히는 것도 한몫을 했다.

읽으면서 의심이 확신이 된 순간도,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의 결과도 있었다. 추리물의 묘미는 역시 끊임없는 예측과 확인이랄까. 예측이 적중했을 때 겪는 짜릿함도, 반전으로 뒤통수를 맞았을 때 겪는 얼얼함도 모두 환상적이라 마약만큼 강한 중독성의 추리소설.. 이 맛에 빠져 한때 추리소설만 주야장천 읽었는데 어느 순간 흥미를 잃었다. 패턴이 파악되어 웬만한 소설들이 시시하게 느껴진 무렵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필두로 다시 추리소설 도장깨기를 시작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오랜만에 만난 추리 장르 인생작이다.

다만 아쉬웠던 부분은 초판 인쇄본이라 그런지 오탈자가 종종 발견됐고,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불편을 느낄 수도 있어 논란의 여지가 될 구절들이 가끔 보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오탈자 부분이야 판을 거듭되면 개선될 것이고, 후자는 예민한 시국 탓에 개인적으로만 걱정된 부분이라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을 듯하다. 어차피 책이란 것은 작가의 주관이 개입되는 것이기도 하고.

아, 내내 상당히 어두운 뒷 세계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기분이 다운되고 괜히 현실 모든 게 의심될 수도 있다는 점도 단점이라면 단점일 수 있겠다. 하지만 추리물을 읽는 독자라면 이런 건 오히려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임을 알 테니 더 말하진 않겠다.

아무튼 여러모로 만족스러웠고 자신 있게 주변인들에게도 추천할 수 있을만한 작품이다. 여러 차례 재독을 할 의향이 있을 정도로.
-여담이지만 디자인도 예뻐서 소장가치도 훌륭하다:)-

좋은 작품을 만나게 해 주신 작가님께 고생하셨다는 말과 함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

(+)

글 끝맺음이 열린 결말과 다음 편 암시 그 사이 어딘가에서 이루어졌는데, 혹시 2권이 출간된다면 기꺼이 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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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6
규영 지음 / 폴앤니나 / 202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꿈을 파는 산몽가, <옥토> review📚

“길몽 팔아 1억을 번다고요?”
: 꿈을 파는 산몽가 옥토의 짜릿하고 다정한 모험담. 한국형 판타지 장편소설 <옥토>

✤ 영화 부산행의 제작사 <레드피터>에서 드라마 제작 결정 ✤
.
.
예지몽을 꾸고 이를 파는 사람이란 의미의 ‘산몽가’,
이러한 산몽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옥토>.

어디서도 보지 못한 독특하고 신선한 소재에 호기심이 일었다.
평소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내용도 마치 영화처럼 신비한 판타지 장르의 꿈을 자주 꾸고, 쉬이 잠들지 못하던 어릴 적엔 원하는 꿈을 직접 디자인하면서 루시드 드림도 꽤 경험했으며, 예지몽을 종종 꾸는 탓에 현실에서 데자뷔도 심심찮게 경험하는 나는 ‘꿈(dream) 기록장’을 수년째 써오고 있을 정도로 꿈에 진심이어서 더욱 그랬다.

-주인공인 ‘달샘(옥토)’ 역시 매일 아침을 생생한 꿈을 기록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스스로를 제외하고 한 번도 동일한 유형의 사람을 본 적이 없어 <옥토>를 읽으면서 책에 대한 애착과 뒷 내용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증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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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시작 전 소개글만 보았을 때 예상한 <옥토>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나 <달러구트 꿈 백화점>처럼
마냥 따뜻하고 훈훈한 동화 같은 책이었다.
산몽가들의 흉몽으로 불행을 대비하고, 길몽으로 행복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 같은.

하지만 책의 전개는 내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는데,
표지 일러스트나 귀여운 느낌의 제목과는 정반대로 <옥토>는
오히려 ‘스릴러 + 추리물 + 공포물’에 가까웠다.

숨겨진 스토리의 끊임없는 예측, 그리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약간의 오싹함을 즐기는 나에게는 (한때 추리소설만 골라 읽었을 정도) 반전미가 있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지만,
자극적인 내용이 아닌 그저 몽글몽글하고 산뜻하고 흐뭇한 내용을 기대하시는 분들에겐 이 부분을 유의하라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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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를 읽으면서 특히 좋았던 부분은

첫째, 머릿속에 절로 풍경이 그려지도록 생생하게 묘사된 장면들과 한국적 고유 정서가 가득 담긴 설정과 구절들.
ex) 창을 열자 솨아, 계수나무를 훑고 온 바람이 달샘의 이마를 쓸어주었다. 사랑채 기와지붕에는 달빛이 서려 용의 비늘처럼 아른거렸다.

둘째, 비범한 능력을 가졌으나 인간적이고 친근한 면모를 지녀 현실성을 높이는 산몽가들.
ex) 달샘(옥토) : 목소리가 작고 강단이 부족 & 공부에 취미가 없음 & 앞니가 크고 머리칼이 풍성, 나비 : 통통한 체구 & 갈색 곱슬머리, 개미 : 왜소한 체구 & 바가지 머리와 소복한 눈두덩이 & 동양적이지만 참깨만 한 눈 & 배우 지망생, 고양이 : 까무잡잡한 짝눈 & 비대칭 커트머리 & 스모키 화장

셋째, 무심코 툭툭 던져지지만 가슴에 깊이 와닿는 인물들의 교훈 같은 대사들.
ex) 202p. “말과 춤이 좀 비슷한 것 같아서요. 자유로이 움직이되 남을 쳐선 안 되겠죠. 춤하고 폭력은 다르니까요. 말도 자유로이 하되, 다른 사람을 안 치면 좋을 것 같은데요.”

넷째, 처음부터 끝까지 겉도는 파트 없이 완벽하게 하나의 결말로 달려가되 반전이 거듭되어 전개 예측이 어려운 전체 스토리.

정도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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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꿈을 사고 판다는 것은 우리네 조상들이 종종 하던 미신과 농 그 어디쯤에 있던 행위였다.
그러한 설정을 이렇게 구체화해서 장편의 판타지 소설로 탄생시킨 것이 다시 봐도 정말 참신하다.
게다가 평창동 꿈집의 생김새나 옥토의 꿈에 등장하는 옥황상제, 백사 등 한국적 미와 전설을 고스란히 표현한 각각의 구절들은 괜스레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작품성이 충분한 책이니 장차 <옥토>가 해외 곳곳에도 진출하여 이러한 한국적 미를 널리 알려주었으면 하는 소망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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