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101개국 101가지 핵심 키워드 - 강력한 리더십을 만드는 101가지 아이디어
만딥 라이 지음, 김상학 옮김 / 플랜비디자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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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는 당신이 가치를 두는 모든 것이다.(p.14)”

현생적 이슈와 둘러싼 불가피한 환경, 부족한 언어능력 등으로 인해 첫울음을 뗀 지 스물다섯 해가 훌쩍 넘도록 국경선을 넘어보지 못했다. 물론, 새로운 세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큰 몫을 했고. 그러나 이런 열악한 조건(?)에도 불구 나는 늘 해외에 대한 동경을 품고서 언젠가 가볼 미지의 국가들에 대한 서적과 영상들을 탐독하곤 했다. 간접적으로나마 다양한 나라를 거닐고, 그곳의 역사를 듣고, 날 모르는 사람들과 혼자만의 친분을 쌓는 행위에서 얼마나 짜릿함이 느껴지던지! 이 책을 고른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150개가 넘는 국가를 여행한 저자라니. 본국 제외 어떤 나라도 가보지 못한 내게 있어 이 사실이 엄청난 경외와 호기심으로 다가온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였을지도 모르겠다.

그간 내가 읽거나 봐온 수많은 여행 기록들은 대개 관광 혹은 휴양하기 좋은 장소를 콕 집어 소개하는 형식이었다. 역사를 알리는 콘텐츠라 할지라도 선정한 명소에 얽힌 과거사나 전통을 언급하는 게 다였을 뿐이고. 따라서 (그간의 데이터에 비추어) 책장을 펼치기 전, 내가 저자 만딥 라이에게 기대한 바 역시 그리 다르지 않았다. 세계를 돌아다닌 여행가라면 나라별 유명 랜드마크들을 알려주겠네- 정도로 도서 내용을 예측한 게 전부였지.

그러나 《한 권으로 읽는 101개국 101가지 핵심 키워드》는 단순한 기행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경영/경제/자기계발 개념을 포괄하는 비즈니스 북이라 표현하는 편이 옳았다. 이 책에 쓰인 것은 세계 곳곳의 소문난 여행지가 아닌 각국을 정의하고 관통하는 ‘가치’였으니까. 저자 만딥 라이는 우리가 각자의 삶을 영위할 때 지표가 되어주는 ‘가치’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지향할 수 있는 가치의 종류는 무엇이 있는지, 그 가치로써 스스로를 정의 내리고 살아가도록 도움을 주고 있었다. 무려 101가지의 가치를, 서로 다른 101개국에 적용시키며 말이지. 이건 전례 없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고 (간접) 여행이었다. ‘장소’가 아닌 오로지 ‘사람’에 집중하는 여행. 각 나라 사람들의 행동양상과 문화를 토대로 가르침을 받으며 성찰과 폭넓은 사고를 하는, 진정한 여행.

약 450쪽가량의 페이지를 넘기는 이 여행으로써 나는 놀라운 내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우선 내가 동의하고 선망하던 가치는 무엇인지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백 가지 이상의 가치를 경험하면서 나는 끄덕임과 갸우뚱을 반복했다. 제시된 어떤 가치는 절로 와닿아 마음 깊이 새겨지는가 하면, 어떤 가치는 어쩐지 납득이 되지 않아 나도 몰래 오묘한 표정을 짓곤 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내가 좇거나 그렇지 않은 가치는 어떤 것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또한 “세상에 존재하는 무수한 가치들은 저마다 가치가 있다”는 점을 상기하였다. 서술된 101가지의 가치를 가능한 많이 수용하고 지향한다면 참 좋겠지만, 어떤 가치들은 서로 극단에 위치하기에 자연히 배제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추구하는 바와 반대되는 가치임에도 어째서 존재할 수밖에 없는지, 그 가치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매우 당연하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 별로 합리적이지 않은 것만 같은 가치라도 나 역시 그러한 가치를 꿈꿀 수밖에 환경에 처한다면 충분히 지금과 다른 가치관이 확립된 사람으로 자랄 수 있었겠구나-란 것을 알게 되었다. 덕분에 ‘다름’을 인정하게 되었고, ‘배척하지 않는’ 사람으로 조금이나마 변모했고 말이다.

‘삶의 목적과 리더십에 대해 가르쳐 준다’는 도서 설명은 초반부까진 잘 이해되지 않았다. 희망할 수 있는 여러 가치를 제시해 주니 ‘삶의 목적’을 지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건 확실하다만, 왜 ‘강력한 리더십’에도 도움이 된다는 걸까 하고. 그렇지만 가치의 탐구와 설정이 개인의 동기 부여에 끝나지 않고, 주변과 훨씬 더 큰 범위로까지 폭넓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앎과 다채한 가치를 포용하되 수렴할 수 있는 리더가 되겠단 다짐이 독서 과정에서 자연히 생기며 의문점은 곧 해소되었다.

어느 때보다 다양성과 연결성이 중요해진 오늘날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어느 때보다 편협하고 어리석은 이기심으로 인한 분열이 팽배해진 요즘이다. 나를 존중하고, 상대를 존중하고, 세상을 존중하면 저마다의 행복은 보장되면서 동시에 서로 연대할 수 있다. 《한 권으로 읽는 101개국 101가지 핵심 키워드》를 통해 모두가 나와 같이 그 방법을 배우고 깨달아 멋진 지구촌을 만들어가길 소망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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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에 대해서는 보통 두 번의 기회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카타르인들은 무슨 수를 써서든 지키려고 한다. 한 번 신뢰를 깨면, 아마 영원히 배척당할 것이다. 카타르는 세계에서 가장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곳 중 하나이며, 우리가 인간으로서 함께 생활하고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이보다 더 근본적인 가치는 거의 없다.(p.240, ‘3부. 연결 가치 - 카타르’ 中)

-📖개방적이어야만 다른 사람, 문화, 관점 및 신념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열려 있어야만 관용을 베풀고 무지를 치유하며 건강한 제도와 사회를 만들 수 있다.(p.261, ‘4부. 공동의 가치 - 캐나다’ 中)

-📖존중을 하는 데는 약간의 시간과 의식적인 생각 외에는 비용이 들지 않지만, 존중을 선택함으로써 개인의 개발과 성장을 향한 세계로의 문을 열 수 있다.(p.277, ‘4부. 공동의 가치 - 일본’ 中)

-📖우리가 ‘선’의 편에 서서 우리의 이기심과 상관없이 옳은 일을 하기로 결정할 때, 그것은 우리에 관한 모든 것과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 우리는 더 관대해지고, 더 사려 깊고, 다른 사람들에게 더 개방적이며 그들의 필요를 의식하게 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이익과 단기적 과제를 넘어선 더 큰 그림을 보고,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중요한 관점을 얻는다.(p.384, ‘5부. 핵심 가치 - 그리스’ 中)

-📖긍정성은 우리 삶의 모든 측면에서 이와 동일한 효과를 가질 수 있다. 새로운 일이나 주요 사업을 시작하든, 문제를 다루든, 자기 개선을 추구하든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성공의 기초이다. 페루는 우리가 되고자 하는 바를 기꺼이 실현하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 준다.(p412, ‘5부. 핵심 가치 - 페루’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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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비디자인 출판사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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