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취미의 권유 - 무라카미 류의 비즈니스 잠언집
무라카미 류 지음, 유병선 옮김 / 부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부키 출판사의 서평단 모집에 감사하게도 당첨이 되어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사실 아직 직장 생활을 하는 입장도 아니고 20대 후반의 나이인 나에게 필요한 내용일까라는 의구심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리고 저자인 무라카미 류에 대해서도 큰 관심이 있던 것도 아니라 막막함이 가득했다. 그래서 우선 저자에 대해 조사를 했다. 무라카미 류는 내가 잘 모를뿐 일본내에서는 꽤나 유명한 소설가였다. 상실의 시대로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와 성도 같아서 라이벌로 불린다는 정도의 정보를 얻고 나서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비즈니스 잠언집이란 설명이 있어서 잘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이 있으면 어쩌나 살짝 걱정이 되었지만 막상 책장을 열고 보니 비단 비즈니스맨이 아니더라도 삶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유명 소설가로서 자신이 살아온 경험들에 비춰서 지금의 일본 사회를 조명하며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하는지에 대해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쓴 책이다. 무취미의 권유부터 시작해서 세계화의 문제, 노동의 문제, 글쓰기의 문제 등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월간지에 연재한 글을 모은 잠언집으로 다양한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는 책이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혹자들은 이 책을 읽으며 다른 자기계발서들과 다른 내용이 무엇이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은 시중에 유통되는 자기계발서와는 다르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자기계발서들이 일관되고 획일적인 내용을 반복하는데 불과하다면 이 책은 자기계발서들이 말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주장도 한다. 우리들이 그 동안 당연시하던 것들에 대해서 무라카미 류는 꼭 그런것만은 아니라며 사고의 자유로움과 전환을 요구한다.


 첫 꼭지인 무취미의 권유가 바로 그러함을 잘 보여준다. 오늘날 동호회처럼 전문가적인 수준의 취미 활동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억지로 취미 생활을 만들기보다는 자연스레 일을 통해 취미를 만들어가는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라고 주장한다. 신선했다. '그래, 어찌보면 맞는 말이네. 그 동안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무엇인가를 꼭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했던 일들은 없나?'하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많은 내용들이 공감이 되었지만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던 챕터는 비즈니스와 독서였다. 그 중 일부를 인용하고자 한다. "어떤 직업이든 문제는 책을 읽느냐 읽지 않느냐가 아니다. 어떤 정보가 필요해서 독서를 하는지 스스로 분명하게 파악하고 있는지가 관건이다.('무취미의 권유'중 p69 인용)" 나름 책을 좋아하고 독서를 자주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동안 아무 책이나 닥치는대로 읽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시용 독서나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한 독서가 아니었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독서를 통해 성취하고자 하는 가장 큰 목적은 정보의 습득일텐데 그러한 목적을 잊고 맹목적인 독서를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무라카미 류는 이외에도 현재 일본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지금의 일본사회가 우리사회와 많이 닮아있다는 것이었다. 양극화의 문제와 청년실업과 고용불안, 노동문제 등 일본 사회의 문제가 곧 우리사회의 문제처럼 다가왔다. 그렇다고 이 책에서 저자는 단순히 문제의 해결방법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그저 자신의 생각을 나타낼 뿐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개인이기 때문이라는 생각 때문이 아닐까 싶다. 

 

 꼭지 하나 하나마다 2-4페이지 정도의 짧은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부담없이 있을 수 있고 내용도 어렵지 않아서 쉽게 읽혀 나가는 책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내 삶을 돌아보며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주었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나 일본 사회나 지나치게 경쟁과 성장만을 강조해왔다. 그러한 영향때문인지는 몰라도 한국과 일본 모두 단기간에 고속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성장한 이후 각종 부작용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러한 부작용과 문제들을 치유하며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추스림의 과정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직장 생활에서의 스트레스로 고생하는 분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으며 읽어볼 수 있는 좋은 책인거 같다. 마음을 비우고 머리를 비우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1시간 30분 정도의 투자를 통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일상 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잠언집이 되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