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진 피터슨 - 부르심을 따라 걸어온 나의 순례길
유진 피터슨 지음, 양혜원 옮김 / IVP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에는 유진피터슨의 방대한 회고록을 접하면서 그가 어떤 이야기들로 나를 이끌 것인가에 관심이 있었다.
그러나 차츰 그의 이야기는 자신을 넘어서 하나님을 향하고 있었다.
목사라는 정체성과 소명 사이에서 그리고 자신이 자라온 환경과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정서적, 물리적 환경과 요인들로 인해 그가 어떻게 하나님 앞에서 다루어 지고 만들어져 가고 있는지를 알게되면서 마치 그를 오래 전부터 알아온 사람이거나 언제라도 찾아가서 안면을 트고 교제를 나누고 싶은 친구 중 하나인 것처럼 친근감을 갖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가 스스로는 교수라는 것에 더욱 가치를 두고 싶어했지만 결국은 하나님의 틀안에서 목사로 빚어졌다는 것을 통해 스스로도 자기자신과 모든 자신의 주위에 일어난 일들을 놀라워 하고 아니 경이롭게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자신의 주변과 가족들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그의 회고록은 시글락을 통해 이야기가 있는 장소가 회중이라는 카타콤 장로교회를 말하면서 회중에 대한 이야기로 바뀌어져 갔고, 성령이 우리의 방식이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교회를 세우신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삶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해석들을 통해 교회의 정체성을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 다르게 설명하고 있었다.
그는 그의 책을 통해 기도를 우리가 이해하건 못하건 좋아하건 아니건 간에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는 방식에 몰입하는 행위라고 말한다. 우리가 원하는 조건대로 하나님을 대할 수는 없다고 한다. 우리의 요구에 맞게 길들이고 우리의 생각에 맞게 하나님을 축소할 수 없다고도 한다.
그는 그의 글쓰기는 성경과의 대화이며 동시에 회중과의 대화라고 말한다. 어떤 설명이나 지시가 아닌 단지 대화 말이다. 자신이 아는 것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를 통해 내가 몰랐던 세계로 들어가는 것 즉 신비로 천천히 들어가는 것이 글쓰기라고 말한다.
하나님에 대하여 말하는 것과 하나님과 말하는 것이 다르듯이 그는 그리스도인의 나라를 삶 전체라고 한다. 다른 말로는 시편에 나오는 "산 자의 땅"이라고 한다.
그는 복음을 우리가 우리 삶에 적절하게 이용하고 사용할 정도로 똑똑하지 않다고 말한다. 다만 순종하며 우리자신을 예수님의 구원의 이야기에서 발견할 따름이라고 한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그가 얼마나 목사로서 하나님앞에 진정성을 가지고 서려고 했는가 하는 것이 진솔하게 느껴졌다. 그는 타고 난 이야기 꾼이었고, 새로운 시각으로 성경과 사람들과 사물을 보는 관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강력하지는 않지만 조용하고 차분하게 밀려오는 파도 같은 것이 느껴졌다. 자신이 아닌 하나님 편에서 주도하시고 이끄시는 삶에 그저 한발 걸쳐 놓고 즐기는 그런 서핑을 하는 여유 같은 것이 말이다.
그가 정의한 이야기에 대한 말로 끝을 맺으려 한다.
이야기는 모든 사물과 사람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언어의 방식이라고 했다. 이야기는 사람을 그들이 하는 일로 축소하거나 그들이 일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축소하거나 그들의 외모로 축소해서는 그들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언어의 방식이라는 것이다. 이야기가 사용되는 언어에서는 듣기와 말하기가 동등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