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년생 형제를 키우고 있다. 지금은 두 아이 모두 초등학생이 되었지만 형제가 영유아 시기일 때는 힘든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심리학 책 몇권에 의지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몇년의 시간이 흘러 (그때에 비해) 아이들이 제법 컸고 오랜 만에 읽게 된 이 책은 느슨해진 양육 태도를 바로 잡기에 충분하였다.


저자 김윤나 소장은 코칭심리를 전공하고 '말과 마음의 연결과 회복'을 삶의 프로젝트로 삼고 있는, 말마음연구소에 계신다고 한다. 말과 마음의 연결과 회복이라... 책날개에 적힌 저자 소개를 읽고 나서 본문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뭔가 마음 한구석이 띵~ 했다. 아마도 엄마의 말이 마음을 잘 담지 못하여 내 아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적이 있었으리라,


말 그릇이란, 화법 뿐만 아니라 말을 만들고 담아내는 마음 그릇을 뜻한다. 마음에 공간이 넉넉하면 자신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일을 잘 알아채어 엄마로서 해야 할 말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마음 공간이 없어서 그릇이 작다면 지혜가 들어설 자리가 없어 아이와의 소통에 실패하고 만다.

마음의 생김새를 살피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이고 단단하고 따뜻한 어른의 말을 일관되게 사용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마음의 근력을 키우고 그 공간에 여력을 가질 수 있는 과정과 방법을 매우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인상적인 것은, 엄마로서 가져야할 양육태도는 표면적인 것이고 엄마의 마음속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엄마가 어떤 부분의 불안이 건드려지면 감정이 올라오는지(불안의 주체), 예민해질 때 떠오르는 생각들은 어떤 것인지, 그런 상황들을 못견디는 것은 아이인지 엄마인지, 분노의 역치가 낮을 때는 이 분노가 누구의 소유일까에 대해서 말이다.



화가 났을때 무조건적으로 사랑의 확인을 먼저 주고 행동을 지적하기 전에 그러한 말부터 해야 한다니 그게 가능할까 와 이거 정말 힘들겠다! 싶었는데 앞서 설명된 방법들을 자세히 설명하고 중간중간 말 그릇이 커지는 셀프 토크, 질문들, 말 그릇이 커지는 말 연습을 위한 문장들이 소개되어 있어서 상황에 맞게 따라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처음에는 매우 어렵겠지만 몸도 마음도 커가는 아이들의 바른 성장과 부모와의 좋은 관계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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