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령의 시간 ㅣ 교유서가 다시, 소설
김이정 지음 / 교유서가 / 2024년 9월
평점 :
분단의 아픔이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한반도는 내가 태어날 때부터 남한과 북한으로 나뉘어져 있었으니까. <유령의 시간>을 읽으면서 남북한이 갈라지기 이전의 시기와 그 시대에 살던 사람들의 삶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었다. 지금 아무렇지도 않게 오고 가는 경상도와 전라도를 갑자기 다른 나라 군대가 들어와서 막아 놓고 다른 나라로 만든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물론 사회주의 이념을 지닌 사람들은 북쪽으로 갔다고 하지만, 원래 북한이 고향인 사람들이 쉽게 떠나지도 못했을 것이다. 지식인으로서 사회에서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원래 가족과 엇갈린 채 살아야 했던 이섭의 삶이야말로 분단의 아픔을 상징하는 것이다. 이섭의 세대가 사라지고 나면 통일은 아무 의미도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