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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 파괴 - 최적한 성과와 관계를 만드는 컬럼비아 대학교 갈등고리 해결 프로젝트
제니퍼 골드먼 웨츨러 지음, 김현정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1월
평점 :
살다 보면 유독 나를 작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똑똑하고 이성적인 사람이라도 특정 인물 앞에만 서면 어린아이처럼 버럭 화를 내거나, 반대로 아무 말도 못 하고 입을 닫아버리곤 하죠. 상대가 바뀌어도 이런 상황이 반복될 때 우리는 고민에 빠집니다. "대체 왜 나만 이럴까?"
이 책 '패턴 파괴'의 저자 제니퍼 골드먼 웨슬러는 이런 반복되는 싸움을 ‘갈등 고리’라고 부릅니다. 재미있는 점은 세계적인 갈등 해결 전문가인 저자조차 자기 어머니와의 관계에서는 이 고리를 끊지 못해 힘들어했다는 거예요. 하버드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전문가가 엄마와 전화하다가 화가 나서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는 고백을 보니, ‘아,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하는 위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갈등 해결의 핵심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상대를 바꾸려 하지 말고, 나의 '반응 방식'을 먼저 바꾸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보통 "저 사람이 변해야 문제가 해결돼"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다른 사람은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없습니다. 우리가 유일하게 바꿀 수 있는 건 밀려오는 짜증이나 화 앞에서 내가 보여주는 ‘첫 번째 행동’뿐입니다.
책에서는 나만의 ‘갈등 지도’를 그려보라고 제안합니다. 내가 언제 화가 나는지, 어떤 말에 상처를 받는지, 그리고 그럴 때마다 내가 습관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는지 가만히 살펴보는 거죠. 상대를 이기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과정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모든 갈등이 해피엔딩일 필요는 없다’는 점입니다. 모든 사람과 웃으며 화해할 수는 없으니까요. 때로는 적당히 거리를 두거나, 그냥 침묵을 선택하는 것이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무조건 화해하라고 강요하는 대신, "내가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면 돼"라고 용기를 주는 부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책을 덮으며 깨달았습니다. 갈등은 남과의 싸움이기도 하지만, 사실 내 안에 깊이 박힌 습관과의 싸움이기도 하다는 것을요. 누군가와의 관계 때문에 매일 괴롭다면, 잠시 멈춰서 내 행동을 관찰해 보세요.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던 그 갈등의 고리를 끊어낼 가위는 이미 우리 손에 들려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