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시간으로부터 - 발아래에 새겨진 수백만 년에 대하여
헬렌 고든 지음, 김정은 옮김 / 까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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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땅 아래에는 그동안 지구에 존재했던 모든 것들의 흔적이 새겨져 있다. 우리의 상상으로는 가름조차 할 수 없는 기나 긴 시간의 기록이 '깊은 시간(Deep Time)' 이라는 이름으로 기록을 저장하고있다. 이런 땅의 기록은 지구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빙하 속에는 오래 전 지구의 공기를 간직하고 있다. 암석층 사아사이에 숨어있는 화석을 통해서는 그 시대의 식물 동물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뉴욕 주 쇼하리 카운티의 길보아라는 작은 마을의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숲으로 알려진 숲에서는 데본기 최초의 동식물의 등장을 알 수 있다.


오랜 세월 지구는 지구 스스로 변화해왔다. 암석이 침식과 퇴적을 반복하며 지형을 변형시켰고, 해빙이나 화산 활동에 의한 융기와 파열 등은 급격한 생태계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인류는 그 동안의 지구의 지질과 생태 변화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지질시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른바 '인류세'라는 개념은 학계는 물론 언론과 정계, 시민 단체 등에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류는 현재의 간빙기가 5만년은 갈 것이라는 예측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공룡이 그랬듯, 인류 역시 언젠가 멸종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시간을 애써 앞당기고 있다.

아무리 인간이 스스로 우주의 중심에 있다고 믿는다 할지라도 궂이 멸망의 시계에 가속을 붙여가며 그 시간을 앞당길 필요가 있을까.
발 아래에 새겨진 깊은 시간의 수백만년의 기록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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