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여름 방학 그림책이 참 좋아 110
김유진 지음 / 책읽는곰 / 2024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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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름방학은 정말 바빴다. 매번 개학할 때 제출하던 탐구생활은 우리 반에서 거의 제일 두꺼웠다. 뭔지 기억은 안 나지만 페이지마다 종이를 많이 덧붙일 정도로 열심히 채워 넣어 항상 두꺼워졌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학교에서 내주는 방학숙제를 우리 부모님은 참 열심히 도와주셨다. 탐구생활 말고도 갱지에 나누어주던 숙제에 적힌 건 정말 다했다. 박물관이고 미술관이고 그때 부모님이 데리고 다녔던 기억이 있다. 작품 설명을 종이에 빼곡히 적어오곤 했다. 지금이야 폰으로 찍어버리면 되지만 그땐 필름카메라를 그렇게 쓸 수는 없었으니까.

아무데도 안 가는 날이면 판교에 있는 수영장에 가곤 했다. 당시 호남정유(현재 GS칼텍스)의 여자배구팀 체육관과 숙소와 미끄럼틀이 있는 어린이 수영장과 어른 수영장, 넓은 잔디밭이 있던 판교에 2-3일에 한 번씩 가곤 했다. 우리 아빠는 전산실에서 24시간 교대근무를 했었는데 아침에 퇴근해서 우리를 데리고 수영장에 가서 우리를 놀게하고 거기서 주무셨다. 아빠가 낮근무 하는 날만 못 가고 나머지 날들은 거의 수영장에서 살았다. 난 정말 여름 방학이 끝나면 쌔까매져 있었다. 거기서 먹었던 우동과 탕수육, 시나몬 도넛은 정말 맛있었다. 매년 여름을 그렇게 보냈다. 친가는 서울 외가는 부천이라 딱히 방학에 시골 가는 경험은 못 해봤지만 매년 여름을 정말 뜨겁게 수영장에서 수영하면서 보냈다. 판교가 개발되면서 그 땅을 팔았다고 했던 것 같다. 다른 데로 옮겼다고 들었지만 그 시점은 내가 이미 대학생이 되어 더 이상 수영장에 다니지 않게 된 시점이었기에 새로운 수영장엔 가지 않았다. 하지만 정말 꼬꼬마 시절부터 다녔던 판교수영장을 난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나의 여름방학 이야기는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엄마의 여름방학> 서평을 써보도록 하겠다.

뭐할까 뒹굴거리던 엄마와 딸.

엄마가 여름방학때 뭐했는지 엄마의 일기장을 꺼내어 보며 시작된다.

외가에 가기 전날 설레어 잠도 못 잔 이야기, 기차 안의 간식 카트, 할머니 집에서 만난 사촌들과 담력 훈련하러 밤에 학교에 간 이야기, 고무 다라이에서 물놀이한 이야기, 학교 앞 문구점, 모기장 등등...

엄마의 일기장을 열어 여름방학 이야기를 보다가 외갓집에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이야기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책 속에서 발견한 옛 추억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나도 이런 그림일기 썼었는데...

나도 소독차 저렇게 따라 다녔었는데...

우리 학교에도 저런 동상이 있었는데...

우리 학교에도 동상이 밤에 걸어다닌다는 소문 있었는데...

나도 학교에서 수학여행할 때 담력훈련한다고 밤에 공동묘지 가 본 적 있었는데...

우리집에도 저렇게 생긴 선풍기 있었는데...

우리 외갓집에는 지금도 저런 밥상 있는데...

이런 저런 생각들과 함께...

이런 저런 추억들을 아이에게 들려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처음 제목을 보고는 나의 여름방학 추억들을 떠올라 좋았고...

내용을 보면서는 어린 시절을 떠올라 좋았고

다 읽고 나니 엄마아빠가 보고 싶어져 좋았다.

참 예쁜 그림도 마음에 들고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도 마음에 드는 그림책이었다.


아이에게 엄마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면..

여름방학이 시작될즈음 우리 뭐하고 놀까 아이랑 계획을 세우고 싶다면..

아니면 성인들 그림책모임에서 함께 옛추억에 빠져들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네이버카페 제이포럼에서 서평단으로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그림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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