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 씨 이야기 사계절 민주인권그림책
장재은 지음 / 사계절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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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씨 이야기> 베트남인 외국인 노동자 타오씨의 하루를 담고 있다. 쓰레기 배출방법이 외국어로 안내되어 있을 정도로 외국인이 많이 사는 어느 동네에 딸과 살고 있는 타오씨는 공단에서 일을 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공장은 기계에서 깎여 나온 금속조각들로 위험하고, 낡은 기계에 기름칠을 하다 피부가 상하거나 손톱이 빠지기도 하는 등 열악한 환경이다.



한국어가 서툴러 딸의 나이를 묻는 질문에 자신의 나이를 대답하기도 하고, 때론 알아들었는데도 못 알아 듣는 걸로 오해하는 일도 있고, 때론 못 알아 들어도 알아들은 척 사람들이 웃을 때 같이 웃기도 한다. 다쳤어도 사장눈치를 보게 되는 외국인 노동자의 현실, 잔업을 하지 않으면 한 달 수입이 이백만원이 채 되지 않아 베트남 부모님의 생활비와 월세, 딸과 살기엔 빠듯한 현실. 그런 그녀의 하루가 담담하게 그려져 있다.

 




사실 민주인권그림책임을 알고 있었고 <타오씨의 이야기>의 키워드가 이주노동, 다문화, 가족이었기에 밝은 이야기를 기대를 한 건 아니었지만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아마도 내가 호주와 캐나다에서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지낼 때 겪었던 많은 일들이 떠올라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나도 한때는 호주와 캐나다에서 외국인노동자였으니까. 나도 타오씨가 겪었던 일들중 일부를 겪은 적이 있으니까. 나도 서툰 영어에 못 알아 들었는데 그냥 분위기보고 같이 웃어보기도 하고, 아니 그게 아닌데... 하면서도 굳이 말 안하고 넘어가기도 하고 그랬던 기억도 있어서 감정이입도 되었다. 5인 이하 사업장이니 법망을 피해 얼마나 억울한 일이 많을까? 책에 나오지 않은 일들마저 걱정이 될 정도였다.



책 속에서  옛날 내생각나서 제일 마음아팠던 장면...



영어를 알아듣기 위해선 정말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했다. 잠깐만 딴생각을 해도 못알아들었다.  때론 너무 어려운 이야기라 이해를 못하기도 하고. 나도 그냥 분위기봐서 웃었지만 웃는게 웃는게 아니다. 호주에서 살던 크리스틴은 이런일이 많았다. 매번 집에오면 이불킥을 하곤했다.(이후에 캐나다 다녀와서 처음본 토익 리스닝 만점 ㅎㅎㅎ)

 

늘 아이와 읽느라 밝고 웃기는 그림책들을 보다가 오랜만에 생각할 꺼리가 있는 그림책을 만나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도 타오씨의 하루를 통해 외국인노동자가 처한 현실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얼마전 아리셀 공장 화재로 23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중 중국인 17명 라오스인 1명. 그 소식에 마음이 많이 아팠다. 한국의 화재사고 소식에 외국인이 더 많이 사망한 현실에 놀랍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어렵고 힘든 현장을 외국인 노동자들이 채우고 있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우리나라에는 정말 수많은 외국인 함께 살고 있다. 누군가는 공부를 하기 위해 왔고, 누군가는 우리가 기피하는 어렵고 힘든 일을 하기 위해 왔다. 그들도 누군가의 자랑스런 딸과 아들임을 잊지않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그들을 무시하는 그 순간, 우리나라의 젊은이들도 워킹홀리데이비자로 일하며 어딘가에서 무시당할 수 있다는 걸 잊지말기를. 모두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타오씨 이야기>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시리즈로 제작 지원을 받아 사계절출판사에서 만든 민주인권 그림책이다. “우리가 사는 사회를 촘촘하게 들여다보고 다양한 사회적 의제를 성실히 다룬 논픽션 시리즈” 라는 설명이 있었다. 새벽배송, 노동, 사회, 순환을 다룬 정진호 그림책 <바나나가 더 일찍 오려면>, 차별, 불평등, 인간의 존엄성을 다룬 권정민 그림책 <당신을 측정해드립니다>까지 3권이 출간되었고 이후 5권이 더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민주인권그림책을 찾아 읽고 사회에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네이버카페 제이포럼에서 서평단으로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그림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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