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저널리즘 에세이 <장면들>나는 종이책을 좋아하지만 요즘은 읽기가 쉽지 않다. 내가 옆에 없으면 깨버리는 딸 때문에 작년엔 전자책을 더 많이 읽게 되었다. 아무래도 누워서 애한테 다리 한쪽이라도 붙이고 있어야 하기때문에..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꼭 종이책으로 사고 싶었다. 손석희앵커의 싸인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친필인 줄 알고 잠깐 설레었으나 함께 받은 볼펜의 싸인과 너무 똑같아 인쇄된 거라는 사실을 깨닫고 살짝 실망했다. 인쇄기술이 정말 놀랍다. 인쇄인데 친필처럼 보이는 싸인이라니 ㅎㅎㅎ아무튼...예약판매로 사놓고 살짝 아껴두다가 기말고사 끝나고 날짜 딱 맞게 시작되는 창비 손석희 북클럽이 있길래 참여해서 읽기 시작했다.책을 읽기 전 제일 궁금했던 건.. 당시 큰 이슈가 되었던 jtbc로 가게된 사연...뉴스룸을 진행하다 몇번 울컥 하신 그 뒷 이야기...뉴스룸을 떠난 이야기였는데 다행히 그 궁금증은 다 풀렸다.이 책은 뉴스.. 그 뉴스의 뒷 이야기..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들이 담겨있는데.. 읽으면서 10년 정도되는 사건들이 정리되는 느낌이다. 진행하신 모든 뉴스를 다 본 건 아니다. 그래도 내가 유일하게 봤던 뉴스프로그램이었기에 언급된 뉴스나 사람들의 이야기에 여러가지 회상들을 하게 되었다. 그때 뉴스를 접했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고.... 집회현장에 있었던 추억을 되살리기도 했고.. '손석희 앵커를 연예인보듯 바라보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있었지.... 문화초대석 시간만큼은 나긋나긋하게 달라지는 말투가 참 좋았지... '하며 책을 읽었다. (시선집중을 듣다가 아이유가 나왔을 때였던가? 처음으로 말투가 달라진다는 걸 느끼고 너무 신기(?)해서 막 다른 코너 진행하는거 다시 듣고 아이유꺼 다시듣고 하면서 말투 비교했던 기억이 난다. 그날은 진짜 평소보다 더 다정했던 것 같다. 하하하하)100분토론에서 56년생 동갑내기 이야기할때 동생이랑 아빠랑 손석희랑 동갑이라며 깔깔거리며 웃었던 기억.... 아무튼 나도 지난 10년간 손석희 앵커와 관련 된 뉴스들과 관련된 이런 저런 추억들을 떠올리며 때론 슬프게 때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그냥 에세이가 아니라 저널리즘 에세이라서... 손석희 앵커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기대보단 적었지만... 저널리즘에세이라서 어려웠던 건 아니다. 그래도 이해안되는 단어 몇가지는 찾느라 사전을 좀 뒤지긴 했다. 읽다보면 이게 손석희 앵커의 목소리로 자동 음성지원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되는데... 그래도 직접 듣고 싶은건 소개된 앵커브리핑 영상을 찾아보기도하면서... 언급된 이상엽기자 인스타도 가보고 그러면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북한에 평양지국이 설치가 성사되었다면 이상엽 기자가 상주했으려나 생각하다 오밤중에 혼자 막 웃었다.손석희 앵커의 첫 에세이 <풀종다리의 노래>를 몇년전에 남산도서관에서 빌려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 책은 내용상 재미라기보단.. 진지했고 진중했다. 다음 에세이는 조금은 가벼운 내용으로 써주시길... 기다려야지 세번째에세이도 ㅎㅎㅎ그리고 마지막으로.나는 손석희앵커를 신뢰한다. 그간 그가 보여준 행적들.. 진실을 담은 뉴스... 진심을 담은 뉴스.. 그리고 그 뉴스를 전하기 위해서 늘 최선을 다했던 그를 믿는다. 제발.. 정치만은 하지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