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뤼미나시옹 - 페르낭 레제 에디션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지음, 페르낭 레제 그림, 신옥근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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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튀르 랭보, 솔직히 그의 시는 안 읽어봤어도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다. 프랑스 상징주의 시의 선구자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지만, 평생 시인으로 살지는 않았다. 생전에 나온 책은 #지옥에서보낸한철 한 권 뿐이었는데 그럼 이 일뤼미나시옹는 무엇인가? 평론지인 라 보그에서 출판된 미완성 산문 시집이다.

페르낭 레제는 현대 추상화를 연 프랑스의 입체주의 화가이다. 이 책은 그가 이 시집만을 위해 그린 그림이 수록된 콜라보 시집이다. 그림을 보면 묘하게 랭보의 시와 닮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시에 맞춰 그림을 그려서 그렇겠지만 한편으로는 ‘시에 맞춰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뭘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49년 판본과 62년 판본을 비교해 선명하고 강렬한 색감릐 그림을 실었다고 하는데 정말 탁월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시집이라, 나는 시집을 잘 읽지 않는다. 이과생은 직관적이고 분명한 말들이 좋은데 함축과 은유가 넘쳐나는 시는 이해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일뤼미나시옹은 나에게 이상을 생각나게 했다. (이상의 대표시: 건축무한육면각체, 오감도 등등) 게다사 일뤼미나시옹은 프랑스 독자들에게도 난해한 책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근데 그렇다면 사실상 거의 번역이 불가능한 책을 번역했다는건데 이 책을 번역한 번역가에게 경외심이 들었다. 그래도 옮긴이의 글을 읽으며 랭보와 일뤼미나시옹에 대해서 더 많은 이해와 지식을 습득했다.

외롭고 슬펐던 젊은 시인의 마지막 작품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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