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그림자가 탈출했다 작은 곰자리 71
미셸 쿠에바스 지음,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김 / 책읽는곰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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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스무트는 착한 본체와 같은 삶을 사는 게 너무나도 지루했습니다. 매일매일이 그저 하품 나는 삶일 뿐이죠.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뿅- 하고 떨어져 나옵니다. 함께 하느라 하지 못했던 많은 일들을 하며 자유를 만끽합니다. 그렇게 원하던 진짜 삶을 살게 되는데 그런 스무트를 본 다른 그림자들 역시 용기를 얻어 다들 본체로부터 탈출을 감행하는데...

보면서 “아, 이 책은 단지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오히려 규칙과 의무에 얽매여 있는 어른들을 위한 책이 아닌가 했습니다. 사실 그림자에게 이름이 있다는 것부터가 단순한 그림자가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여긴다고 봐야죠.

원래의 스무트는 칠흑 같은 검은색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다채롭고, 자유로운 꿈에서만큼은 스무트 역시 컬러풀했죠. 원래 아이는 관찰력과 이해력이 좋은 똑똑한 아이였지만 규칙에 갇혀 살아온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림자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 모두를 제자리로 돌려보내 주죠, 스무트를 포함해서요! 마지막에 아이가 용기를 내서 스무트처럼 되고 싶어 하며 모두의 세상이 컬러풀해지는데 왠지 제 마음이 찡해져오는 것 같았습니다. 스무트를 단순히 그림자가 아닌 내면의 욕망이라고 봤을 때, 단순히 억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풀어서 조화로운 삶을 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해피엔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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