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며 밀려오는 먹먹함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내가 먹었던 소고기 역시 한 생명일 때가 있었을 텐데... 축사에 갇혀서 몸집을 불리는 것 대신 들판을 뛰놀 수 있었을 텐데... 마침내 고기가 되었다는 문장과 함께 흑백으로 변해버린 책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왠지 내 가슴 한구석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나는 평생을 고기가 되기 위해 살아온, 소입니다.”하지만 내가 이 책 한 권을 읽었다고 해서 갑자기 채식주의자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한 생명의 희생이 있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고마움을 가진다면 어제와는 다른 나로 살 수 있지 않을까? 소는 원래부터 고기인 것이 아니라 동물이었던 것이다. 오히려 담담한 문체와 깨끗한 그림이 더 가슴 시리게 다가오는,<나는 소고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