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걷기 수업 - 두 발로 다다르는 행복에 대하여
알베르트 키츨러 지음, 유영미 옮김 / 푸른숲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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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이 전에도 걷기와 철학에 관한 책은 종종 있었는데, 둘은 은근히 떼어놓을 수 없는 조합이다. 많은 철학자들이 걷기의 중요성과 걸으면서 얻는 것들에 대한 많은 말들을 남겼을 정도니까. 쉽게 할 수 있고, 단순한 행위이지만 그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의미와 행복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 수 있었다. 특히 거대한 자연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하찮은가를 느끼게 되면, 지금 느끼는 많은 고민과 번뇌들 역시 작게 느껴지는 순간이 찾아 오고, 그로서 내 마음을 인지하고 중심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된다.

좋은 문장들이 정말 많았는데 특히 지금의 나에게 와닿았던 챕터는 ‘13. 무상을 받아들이는 길’이었다. 아마도 지금 우리집 작은 고양이의 마지막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 그랬을 것이다. 사실 요즘 마음이 너무 힘들다. 결국 생물이라는 것은 죽기 마련이고, 하물며 모든 것에는 끝이 있는데 그것을 받아들이기가 쉽지가 않다. 하지만 죽음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일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죽음이 나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생성과 소멸 자체가 서로 보완적인 관계이고, 쉼과 회복의 겨울이 없으면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봄 역시 불가능하다. 죽음을 마주했을 때 침착하게 중심을 지킨다면 결국 삶은 이어지게 되어있다. 정말 많은 위로가 되었고, 이 챕터를 몇 번이고 다시 곱씹으며 읽었다.

정확하게 설명은 못해도 걷기가 얼마나 좋은지는 이미 체감해서 알고 있다. 육체적 측면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측면에서도. 혼자서도 참 좋았고, 함께도 좋았다. 이 책을 읽으며 설명하지 못한 그 즐거움들이 왜 생겼는지, 어렴풋이 알 것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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