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동, 자기만의 방 - 여행자의 마음으로, 여행자의 집을 꾸리는 삶
한량 지음 / 북노마드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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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량 작가(북노마드 출판사)의 원서동, 자기만의 방 처음 손에 쥐었을 때 첫 느낌은 단순히 #예쁘다 였다. 북노마드 책들이 예뻐서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첫 장을 넘겨 프롤로그를 읽는데 '앗?' 눈이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하더라. 예쁘기만 한 책이 아니었다. 오랜만에 좋아하는 스타일의 문장들로 가득한 에세이를 만났다 싶었다. 쉽게 술술 책장이 넘어가면서도 한 문장, 한 문장을 고민해서 만들었다는 흔적이 묻어나는 그런 책 말이다.

종로구 원서동에 자리 잡은 집이다. 가장 한국다운 정취를 드러내는 동네에 자리 잡았을 텐데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생각났다. 마음이 어수선할 때면 가만히 들여다보는 그림이어서일까.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가라앉았다. 편안했다. 책을 다 읽었을 때는 원서동에 있는 자기만의 방에 한 번쯤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https://blog.naver.com/erinhottie/221483629598



이 집의 이름이 정해졌다. 엉겁결에 정한, 그러나 생각할수록 마음에 들어오는 이름. ‘우리에게 약간의 돈과 마음껏 외로울 수 있는 공간이 주어진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착안한 이름. - P53

특히 나는 사대문 안에 있는 집을 샀다는 사실에 감격했는데, 그건 박완서 선생님의 작품을 너무 많이 읽은 이유일지 모른다. 바뀌지 않는 정경. 개발 제한과 고도 제한이 있는 동네. 허물 수 없는 궁궐과 미술관과 도서관이 있는 곳. 그게 내 안에 잠재한 영원성에 대한 갈망을 건드렸다. - P34

활짝 열어두었던 창을 꼼꼼하게 잠그고 나오는 길, 달이 휘영청 밝다. 하루를 서른 시간처럼 쓰는 바쁜 날들이지만 달이 아름다운 것은 알아보았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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