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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 - 혼자여서 즐거운 밤의 밑줄사용법
백영옥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평점 :
백영옥 작가님이 읽은 책들의 일부를 공유함과 동시에 덧붙인 생각들을 모아 놓은 책이예요.
‘책은 읽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 라고 느끼는 분들도 금방 읽고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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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던 한가지 사실은, 백영옥 작가가 언급한 책들을 저도 대부분 읽었더라는 것. 아는 책, 아는 글귀가 많이 등장하니 같은 책 읽고 대화하는 기분도 더러 들었어요. 물론 일방적으로 듣는 입장이었지만!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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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옥 작가님 전작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북토크에 다녀왔던터라, 작가님이 조곤조곤 말씀하시는 듯한 목소리로 다가오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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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괴로운 건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이 가지고 싶은 것이, 도무지 눈에 보이지 않는 상대의 마음인 까닭이죠. 하지만 사랑이 시작되면 우리는 마음을 가질 수는 없다는 걸 영영 모르게 된 사람처럼 행동합니다. 잘 알다가도 갑자기 모르게 되는 것. 그게 사랑이니까요.
그래서 사랑은 ‘아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일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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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날이 흘러갑니다. 그것은 사랑임을 예감하지 못한 채 사랑이 비처럼 스미죠. 대개의 사랑이 이토록 쓸쓸한 건, 깨달음이 늘 늦게 찾아오기 때문인지 몰라요. 사랑이 끝난 후에야 우리는 그 시작을 가늠해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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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스와힐리족은 특별한 시간관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이 죽어도 누군가 그 사람을 기억한다면 그것을 ‘사사(Sasa)‘라고 하고요. 기억해줄 사람마저 모두 죽어 더 이상 자신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을 때라야 비로소 ‘자마니(zamani)‘의 시간으로 들어간다고 해요.
우리는 지금 살아 있어도 이미 죽었을 수도 있고요. 이미 죽었어도 여전히 살아 있을 수 있습니다. 스와힐리족의 문법대로라면 사랑했던 기억을 많이 주고받는 것이야말로 진정 오래 사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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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평균이 존재하고, 그에 맞게 조율을 시도하면 대체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쉽게 믿죠.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이렇게 말해요.
"인간 만사에서는 오랫동안 당연시해왔던 문제들에도 때때로 물음표를 달아볼 필요가 있다."
평균적 행복이란 없습니다. 그것은 내가 아닌 타인의 취향에 나를 대입한 것일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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