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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인 케미스트리 1
보니 가머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니가머스는 60대에 첫 소설인 레슨인 케미스트리로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작가 만큼이나 멋진 여성을 주인공으로 1960년대 여성의 삶을 그려냈다. 그러나 평범한 여성의 삶은 아니다. 성차별이 만연한 시대, 여성 스스로 차별을 차별로 인식하지 못하는 시대에 현대 여성의 사고를 가진 엘리자베스 조트라는 여성이 있다. 과학자이고, 결혼과 가족제도에 얽매이기 싫어하고, 남편성을 따르는 것을 싫어하고, 자신으로서 인정받고 싶어하고, 자식을 필수로 여기기보다는 반려견 하나쯤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은 어쩐지 2020년대를 사는 현대 여성의 모습을 닮았다. 어쩌면 작가가 60이 되어서야 이 소설을 쓸 수 있었던게 자연스러운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현대여성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시대로 가서 산다면 하고 상상력을 펼친다면 센세이셔널한 주인공이 되기 충분하다.
엘리자베스는 평생 이런 감정을 느끼며 살아왔다. 자신이 이룬 일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행동에 따라 규정되는 삶을 이어온 것이다. 과거 그녀는 방화범의 자식, 남편을 갈아치우는 여자의 딸, 목매달아 죽은 동성애자의 동생 아니면 호색한으로 유명한 교수 밑에 있던 대학원생일 뿐이었다. 지금은 유명한 화학자의 여자친구가 되었다. 오롯이 엘리자베스 조트로 받아들여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p85
우리도 여전히 그렇다. 가족, 직장, 사회 관계속에서 내가 규정되어진다는 생각은 늘 일견 사람을 억울하게 한다. 그저 나 자신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어쩌면 그때도 지금도, 성별을 가리지 않고 드는 생각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런 생각을 드러내면 이기적이거나 개인적이라는 비난을 감수해야하기 일쑤다. 그러므로 당당히 그런 생각을 드러내고 행동하는 주인공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 같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1권만 읽었다. 출판사의 전략이 너무나 훌륭하다. 2권을 당장 구매하지 않을 수 없다! 2권에서는 딸 매들린의 이야기가 더 펼쳐질까? 1장부터 묘사되는 그녀의 딸은 그녀보다 더 천재적이고 영리한 인물로 힌트를 주고 있으니, 그 이야기도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TV 드라마로도 제작될 예정이라니 더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