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식물상담소 - 식물들이 당신에게 건네는 이야기
신혜우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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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꽃같이 예쁘다. 책장 사이사이 삽화들이 많은데 이게 식물세밀화인가보다.

식물 상담소라는 것이 있나? 
이만하면 많이 살았고 주워들은 것도 꽤 된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세상엔 내가 모르는 분야가 많구나 싶었다. 저자 신혜우는 그림 그리는 식물학자, 식물을 연구하는 화가라고 한다. 생물학을 전공했고, 식물분류학으로 박사를 받았다고 한다. 네이버에서 인물검색으로 찾아보니 에코크리에이티브 박사라고 써있다. 처음 들어보는 분야이다. 영국왕립원예협회의 식물세밀화 국제전시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고 하고 해외 식물원, 자연사박물관, 대학 연구소 등과 교류하며 국내에는 덜 알려진 생물 일러스트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어디에 오픈이 되어 있는지를 모르겠는데 저자가 '이웃집 식물상담소'를 개소했고, 이곳에 찾아온 사람들과의 대화를 토대로 산문집을 냈다고 한다. 저자의 이력이나 전공분야, 식물상담소라는 것이 너무 생소한 분야라 특이하고 흥미롭긴 한데 막 피부에 와닿지는 않는 느낌이 다소 있긴 하다. 
 
나도 매년 봄철이면 화분 사면서 이 꽃의 이름이 뭔지, 물은 몇번 줘야하는지, 실내에서도 잘 자랄수 있는지, 벌레생기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정도의 질문은 해본적이 있지만, 도데체 어떤 사람들이 식물 상담소에 가서 자기 고민을 털어놓고 인생 대담을 나누는지 궁금하다.


상담자: 선생님 잡초에게도 역할이 있을까요?
선생님: 잡초에게 역할을 묻는 건 너무 슬픈 일 아닌가요?
상담자: 길거리를 가다 보면 바랭이 같은 잡초들이 많잖아요. 걔들은 왜 거기서 필가요?
선생님: 우리가 지구에 태어났듯 잡초도 그냥 존재하는 거 아닐까요? 우리 인간이 호모 사피엔스라는 한 종이듯 바랭이도 바랭이라는 한 종이에요. 바랭이랑 인간이랑 동급인 거죠. 그래서 '바랭이 너는 무슨 역할을 하니?'이렇게 묻는 게 되레 이상한 일 아닐까요? ...p38


이런 류의 대담이 식물상담소에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산문집이라는데 철학적 메세지를 주고싶어하는 것 같기도 하고 철학자와 제자의 대담 같기도 해서 대화체를 사용한 비슷한 류의 책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미움받을 용기라든가, 그치만 이 식물박사님은 꽤 젊으신데 어쩌면 인생에 이렇게 통달했을까. 더 해빙의 저자같은 그루인가? 

아무튼 많은 의구심을 뒤로 하고..다 읽으면 이런 메세지를 받는다고 책의 뒤표지에 써있다. "인생의 답은 멀리 있다 생각했어요. 이렇게 가까이서 말을 걸고 있었는데." 우리곁의 식물에서 눈부신 기쁨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하니, 화분에 물한번 주고와서 마저 더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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