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심부름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70
한소곤 지음, 모차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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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 심부름 제목을 보자마자, 아이가 8살 때 처음으로 집 앞 마트에서 두부 심부름을 시켰던 일화가 떠올랐다. 심부름을 시켜놓고, 혹시나 싶어 오히려 부모인 내가 두근 두근하며 몰래 뒤 따라 갔었었다. 심부름을 시켜놓고 불안해했던 부모보다 생각보다 아이는 씩씩하고 신나게 심부름을 다녀와서 자랑스럽게 일기에도 그 일화를 기록했었다. 특히 요즘같이 혼자 놀이터에서 노는 것 조차 쉽지 않은 환경에서 나홀로 심부름을 하러 떠나는 일이란 아이들에게 그 어떤 거대한 모험 이야기보다 도전적인 일인 것 같다.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주인공 소복이는 임금님이 좋아하는 고추장을 구하기 위해 나홀로 긴 여정을 떠난다. 생각대로 펼쳐지지 않는 여러 상황에서 망설이고 고민하고 또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하며 나아간다. 작가는 실제 고추장 임금님이라는 별명을 가졌다는 조선 제21대 왕인 '영조'가 궁궐 밖에서 만든 고추장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고 어린 궁녀가 맛있는 고추장을 구하려 다녔을 것을 떠올렸다고 한다. 소복이가 고추장 심부름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여정 동안 아들 사도세자의 죽음을 겪은 영조에게 매운 고추장의 의미를 생각하며 이야기를 썼다고 한다.


심부름이란 짦은 이야기지만, 이야기 속의 어휘들이 하나하나 주옥같이 눈에 띈다. 눅눅해진, 부뚜막, 시시덕거리고, 넘실댔다, 횃불, 메줏가루... 요즘 아이들에게 평소 쉽게 사용되지 않는 어휘들이라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녹아있는 어휘들이 반갑게 느껴진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크고 작은 일을 맞닥뜨리며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아이가 같이 그 떨림과 성취감을 느끼고 나도 도전해 보고 싶은 용기를 갖게 해줄 수 있는 책이다.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 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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