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거운 여름이 한 꺼풀 이고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부는 날,
주변이 온통 초록 초록한 언덕 위에 있는,
어떤 방해물도 없이 하늘이 널따랗게 올려다 보일 수 있는 이 층짜리 전원주택에서,
활짝 열어 놓은 창가 앞 안락의자에 앉아 조용히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천천히 읽다가 잠시 멈췄다가 또다시 느릿 느릿 읽기를 하면 딱 어울릴 것 같은 그런 느낌의 책이다.
현실은 콘크리트 아파트에 심어진 나무들로 시선을 대신할지라도 마음은 푸르름이 가득한 자연 속에 있는 나를 상상하게 된다. 빠른 호흡으로 호다닥 숨 가쁘게 읽어 내려가는 책이 아닌, 차를 음미하듯 읽고 멈추고 읽고 멈추며 읽다보면 예쁜 그림을 보듯 어느덧 자연이 그리워지게 된다.
생, 태, 감, 수, 성이라는 다섯 개의 주제로 묶어 5장으로 되어 있고, 각 장에는 사색해 보면 좋을 어휘들, 예를 들면 마음-흔들림은 기본 값이라니, 감정 이입-how보다 why가 중요한 이유... 와 같이 작가의 말로 재해석 된 표현과 경험, 생각들로 어휘마다 작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한 자리에 쭈욱 읽어나가는 것도 좋지만, 쉬엄쉬엄 생각하며 홀로 누군가를 기다릴 때나, 바쁜 일상 속에 잠시만 한가함을 누리고 싶을 때, 자연이 그리울 때, 마음이 메마른 것 같은데 시간이 없을 때~ 내 마음에 드는 단어와 표현을 골라 그 부분부터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는 것도 충분히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