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뭇잎에서 숨결을 본다 - 나무의사 우종영이 전하는 초록빛 공감의 단어
우종영 지음, 조혜란 그림 / 흐름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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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이 한 꺼풀 이고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부는 날,

주변이 온통 초록 초록한 언덕 위에 있는,

어떤 방해물도 없이 하늘이 널따랗게 올려다 보일 수 있는 이 층짜리 전원주택에서,

활짝 열어 놓은 창가 앞 안락의자에 앉아 조용히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천천히 읽다가 잠시 멈췄다가 또다시 느릿 느릿 읽기를 하면 딱 어울릴 것 같은 그런 느낌의 책이다.

현실은 콘크리트 아파트에 심어진 나무들로 시선을 대신할지라도 마음은 푸르름이 가득한 자연 속에 있는 나를 상상하게 된다. 빠른 호흡으로 호다닥 숨 가쁘게 읽어 내려가는 책이 아닌, 차를 음미하듯 읽고 멈추고 읽고 멈추며 읽다보면 예쁜 그림을 보듯 어느덧 자연이 그리워지게 된다.

생, 태, 감, 수, 성이라는 다섯 개의 주제로 묶어 5장으로 되어 있고, 각 장에는 사색해 보면 좋을 어휘들, 예를 들면 마음-흔들림은 기본 값이라니, 감정 이입-how보다 why가 중요한 이유... 와 같이 작가의 말로 재해석 된 표현과 경험, 생각들로 어휘마다 작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한 자리에 쭈욱 읽어나가는 것도 좋지만, 쉬엄쉬엄 생각하며 홀로 누군가를 기다릴 때나, 바쁜 일상 속에 잠시만 한가함을 누리고 싶을 때, 자연이 그리울 때, 마음이 메마른 것 같은데 시간이 없을 때~ 내 마음에 드는 단어와 표현을 골라 그 부분부터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는 것도 충분히 좋을 것 같다.

30년 동안 나무들을 돌보고 치료한 나무 의사로 유명한 우종영 작가는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로 처음 출간하여 대중에게 알려져왔다.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글을 통해 자연에서 배운 삶의 태도를 이야기하고 있다.

숲속에서 바람 소리를 느끼고 새 소리와 물 소리를 들으며 명상하는 것도 자연에 대한 감정 이입에서 시작되지요. 바림이 되고, 물이 되고, 새가 되고 나무가 되면서 내가 사라지고 자연이 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입니다.

p29

자연은 우리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사물을 비롯하여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그 나름대로 표정이 있고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표현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눈치 채지 못합니다. 생태 인지 능력이 낮은 단계에 머물기 때문입니다.

...

생태계 파괴로 인한 자연의 역습이 현실이 된 상황에서 올바른 길을 찾으려면 눈치로 '때려 잡지' 말고 따뜻한 마음으로 우리가 사는 곳을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그러면 생태감수성도 피어납니다.

p36

걷기는 일상으로부터 잠시 멀어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

걷기는 나무가 그토록 하고 싶어 하는 일입니다. 일단 걸어보세요. 걷기의 힘이 무한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테니까요.

p74

작가는 우리가 인간중심적인 관점에서 사고하는 것을 경계하고, 생태감수성을 높여 자연을 공감하고 우리도 자연의 일부로서 생각하기를 직접 관찰하고 경험한 일화들을 통해 전하고 있다. 자연의 지혜, 생명력, 협업 능력과 회복력에 공

감을 하고 자연과 공존하는 일이 곧 우리를 위한 일임을 그리고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한 일임을 전하고 싶은 것 같다.

과학이 발전한 만큼 우리의 생태감수성 또한 잃지 않고 키워나가는 것. 자연을 공감하는 것이 곧 우리 미래에 희망이 있다는 것임을, 바로 이 책을 집어 드는 순간부터 작은 시작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 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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