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람의 마도사 1
김근우 / 무당미디어 / 1996년 12월
평점 :
품절
자아, 이 소설은 <흑기사>와 <괴수>를 써낸, 그리고 써내고 계시는 작가 김근우의 작품이다. <흑기사>의 서장격이라고도 하지만, 사실 <흑기사>와 큰 관련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이 소설은 정말로 오래된 글이다. 어쨌거나 내가 본 한국 팬터지 소설은 <바람의 마도사>가 제일 처음이었던 것 같다. 많은 면에서 '원형'의 냄새를 풍기고 있고, 무협지를 연상케하지만(특히 마력 부분…) 그 전개와 구성도 짜임새 있다. 정말로 재미있는 글이다. 독자적인 네이밍이 돋보이는 설정을 풀어나가는 솜씨는 좋게 말해도 멋들어졌다고는 못한다(이후 작품에서는 정말로 멋지지만). 하지만, 다른 모든 점을 차치한다고 해도 바람의 정령왕 엘케인과 바람의 마도사 라니안 나이스만과의 관계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 라니안은 겪은 모든 비극도, 결말도, 인과도, 그 둘의 관계에 비하면 초라하다. 앞서 무협지를 연상케한다고 하지만, 정령사와 정령과의 이 멋져버린 관계는 이 <바람의 마도사>를 진짜 팬터지다운 로망스로 만든다.
지금에 와서 구하기는 힘들겠지만, 글쎄. 꼭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한국 통신 팬터지의 어버이격이라고 뭐라고 하는 이유 이전에 이 글은 재미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