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크로스 혼돈의 마왕
타카하타 쿄이치로 지음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3년 2월
평점 :
절판


  남은 건 '충격'뿐인 것 같다. 결말조차도 던젼 속에 있어서 충격은 해소되지 못하고 으스스함만을 남기는 것 같다.

  이 소설은 꽤 예전에 쓰여졌지만 요새 유행하고 있는 소위 '게임 소설'과 같이 근미래의, 실제와 유사한 느낌을 제공하는 가상현실 롤플레잉 게임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옛날 것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단권 구성이라서 그런지 게임 시스템 자체는 심플하고 뻔뻔하고 몰개성하다. 하지만 있을 것은 다 있어서, 소설의 얘기지만 역시 복고풍이 차라리 낫지 않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할 정도다. 흐.

  이 책의 텍스트가 주는 충격은 예사롭지 않다. 둔중하고 무겁다. 단권이라는 한계 안에서 더할 나위없이 멋지게 한 방 먹은 듯한 느낌. 미진한 결말은 오히려 충격을 오래 가도록 하는 장치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기분이 찝찝하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본인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인 <타임 리프>를 봐주시라. 좀 더 진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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