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가와카미 데쓰야 지음, 송지현 옮김 / 현익출판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유통회사에 취칙한 사회초년생 오모리 리카. 그녀는 출판의 출은 커녕 여태껏 책과 담을 쌓고 살아온 사람이었다. 얼떨결에 출판유통업계에 발을 들이게 된 그녀는 동기들과 달리 목표도 희망도 없는 자기 자신을 보며 주눅들던 중 혼자 오사카 지사로 발령 받게 된다. 낯선 업계, 낯선 도시,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그녀에게 상사는 고바야시 서점을 소개해주고, 그곳을 운영하는 고바야시 씨는 리카에게 이야기를 통해 조언을 건넨다.

P257. 大阪での経験で一番学んだのは、人は「熱」がある場所を「快」と感じるということだ。逆に「熱」がないところに人は集まらない。「熱」を生み出すためには、人の気持ちが乗っかる必要がある。
p245. 오사카에서 했던 경험에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은 사람은 ‘열기’가 있는 장소에서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이었다. 반대로 ‘열기’가 없는 곳에 사람은 모이지 않는다. ‘열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흥을 돋을 필요가 있다.

한일독서클럽 마루단 4기 도서는 최근 출간된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였다. 일본소설+따뜻한 느낌의 일러스트+제목의 고바야시 서점. 이 세 조합만보면 오래된 가게를 배경으로 한 가게주인과 손님 간의 힐링 소설이 연상되었다. 좋게 보면 무난한, 나쁘게 보면 뻔한 느낌의 책이었다. 예상과는 달리 소설은 힐링보다는 성장에 중심을 둔 책이었다. 사회초년생이 생판 모르는 업계에 입사해 주위의 도움을 받아 성장하는 과정에 힐링이 없다고는 하기 어렵지만 굳이 결을 따지자면 후자에 해당했다. 그래서였을까, 띠지에 쓰인 ‘2022가장 기대되는 힐링소설’이라는 문구가 조금 아쉬웠다. 힐링이라고 홍보를 해버리면 여타 소설들 사이에서 내세울 수 있는 차별점을 스스로 포기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번 원서를 읽으면서 걱정했던 부분은 소설 배경이 오사카라는 점이었다. 원어의 벽이 아직 높은데 거기에 사투리까지 더해진다니. 읽기 전부터 험난함이 예상되었으나 생각보다 읽을 만? 했다. 물론 표준어와 어미가 달라 이게 평서문인지 의문문인지 부정문인지 헷갈리는 바람에 같은 문장을 두 세 번 정도 읽는 수고가 들긴 했지만. 각설하고, 책에서 두드러졌던 부분은 일에 대한 태도였다. 책의 배경이 서점과 유통회사였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이야기가 주였지만 그 속에 숨어있는 것은 ‘마음가짐’이었다. 유통회사와 서점 사이에서의 마음가짐, 서점과 손님 사이에서의 마음가짐, 물건을 팔 때의 마음가짐 등 모든 일이 돈을 벌기 위한 것이지만 그 밑에 깔려있어야 하는 건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가에 대한 이야기였다.

고바야시 사장님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생각에 잠겼다. 사장님의 이야기는 머리로는 얼추 이해하고 있는 이야기였다. 알고는 있지만 가끔씩 그 마음이 꺾여버리는 순간이 있는데 이 책을 읽을 때가 딱 그 시기였다. 알고 있는 걸 다시 곱씹으려니 마음이 심란했다.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 건 고바야시 사장님의 이야기가 실화라는 사실이었다. 이것마저 픽션이었다면 역시 소설 속 이야기라며 마음이 한층 더 침울해졌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래도 사장님의 이야기 중 열의가 있는 곳에 사람들이 모인다는 이야기에 힘입어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아 보기로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