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헨리 단편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50
오 헨리 지음, 김희용 옮김 / 민음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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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헨리 단편선

미국의 모파상이라고 불리는 작가 오 헨리의 단편선을 모은 작품집. 짤막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진 그의 작품은 소소한 반전을 통해 감동과 유머, 아이러니 등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P41. 그녀는 창가에 서서 잿빛 뒷마당의 잿빛 울타리 위를 걸어가는 잿빛 고양이를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내일이 크리스마스인데 짐에게 선물을 사 줄 돈이 고작 1달러 87센트밖에 없었다.

P297. 이윽고 달력이 봄이 찾아왔다고 거짓말을 했다. 정말 오고 나서야 드디어 왔구나 할 수 있는 것이 봄인 법이다.

어렸을 때 읽은 마지막 잎새의 작가가 이 사람이라는 것을 이번 책과향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래서 마지막 잎새와 비슷한 작품이 많지 않을까 하고 기대를 가졌다. 하지만 첫 작품부터 감동을 박살내는 전개에 살짝 당황해 버렸다. 그러나 몇 작품 연달아 읽고 나니 대략 어떤 구성인지 느껴졌다. 그냥 내가 알고 있는 작품이 마지막 잎새여서 그렇게 착각을 한 것일 뿐, 오 헨리의 작품은 감동만이 아니라 유머와 비극, 아이러니 등 우리 인생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을 반전이라는 요소를 통해 표현하고 있었다.

마지막 잎새는 병으로 죽어가던 주인공이 담장 그림을 통해 희망을, 경찰과 찬송가는 삶의 희망을 발견한 순간 감옥으로 잡혀 들어가게 된다는 아이러니를, 가구 딸린 셋방에는 끝내 자신의 연인과 같은 죽음을 맞이하는 비극을, 붉은 추장의 몸값에서는 사기를 치려다 되려 사기를 당하고마는 웃픈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보고 오 헨리의 작품은 인생이라는 상자를 다양한 직업과 사연을 가진 인물들로 하여금 여러 측면에서 바라보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 예측불허한 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각자의 인생이 전부 다르게 보이는 것이라고. 꼭 그렇게 전하는 것만 같았다.

다만 정말 짧은 분량으로 이루어진 탓인지 매 작품마다 전개 방식이 비슷하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이건 오 헨리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익숙해지면 다소 뻔한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번에 몰아서 읽기보다는 생각날 때 한 두 편씩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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