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영화 원작 소설) - 완역, 1·2권 통합 걸 클래식 컬렉션 1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공보경 옮김 / 윌북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작은 아씨들
윌북
루이자 메이 올컷 저
약간의 허영심이 있지만 마치 가문의 맏딸로서 동생들을 이끄는 메그, 털털한 성격에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조, 수줍음이 많지만 성실하고 피아노 연주를 좋아하는 베스, 미술에 관심이 많고 어리광쟁이인 에이미. 개성 넘치는 네 자매의 성장 이야기

p167. “넌 나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 될 거야. 그래도 너희 아버지 말대로 ‘가슴 속의 적’을 늘 경계해야 해. 안 그러면 인생을 망치든지 우울한 삶을 살게 될 테니. 이번에 제대로 경고를 받았다 생각하고 명심하렴. 급한 성미를 다스리는 데 온 마음과 영혼을 다하도록 해. 그 성미가 너를 더 큰 슬픔과 후회로 몰아넣기 전에.”
p814. 원래 남자들은 자신이 세상의 주인이라 생각하기에 여자가 조언을 해주면 인정을 하진 않는다. 그러다가 자기도 어차피 그렇게 할 생각이었다면서 조언을 실행에 옮기곤 한다. 그래 놓고 성공하면 여자의 공은 반만 인정하고, 실패하면 전부 여자 탓으로 돌린다.

친근하고 따듯한 어조로 풀어나가는 네 자매의 이야기는 소소하면서 마음 따듯해지고, 교훈 가득한 내용이었다. 어렸을 때 만화로 읽은 작은 아씨들에서는 예쁜 메그가 마냥 좋았는데 커서 읽으니 성실하고 마음 여린 베스가 좋아졌다. 외면이 먼저 눈에 들어왔던 어린 시절에서 내면도 볼 줄 아는 어른이 됐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었다. 네 자매 외에도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바로 로리였다. 여자들 밖에 없었던 자매들의 세상에 처음으로 들어온 ‘또래 남자아이’는 그녀들의 삶에 큰 파장이 아니었을까?
자매들과 이웃소년 로리의 이야기는 공감되는 내용이 참 많았다. 자매들끼리 다투고 화해하고, 친구와 누가 먼저 사과할 지로 고민하고, 서투른 집안일로 울상이 되는 일은 살면서 한 번씩은 겪어본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심 속으로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건 다 똑같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옛날부터 물건 가지고 동생이랑 자주 치고 박고 했던 것은 물론이고 엄마가 없을 때 혼자 요리를 해보겠다고 했다가 잘 안돼서 속상해 했던 경험이 있어서 자매들의 이야기가 남일처럼 여겨지기 않았던 까닭이다.
남성에 대한 인식이 지금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점도 기억에 남았다. ‘원래 남자들은 자신이 세상의 주인~’ 이라는 문장이었는데, 읽으면서도 정말 100년도 더 전에 쓰여진 문장이 맞는지 긴가민가 할 정도였다. 비꼬는 어조가 속 시원하면서도 지금도 똑같이 행동하는 남자들이 떠올라 씁쓸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사춘기를 지나 성인이 된 자매들의 앞에 놓인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사교계에 나가 부잣집 도련님과 결혼을 하거나 아니면 (가난하지만) 진실된 사랑을 찾아 결혼하거나. 메그는 후자였고 에이미는 전자로 향하는 듯 하였으나 로리와 결혼을 하였으니 반만 맞은 후자였다. 그리고 남은 조는 끝내 후자를 택하였다. 로리와 이어지지 않은 조를 보고 독자들의 성원에 못 이겨 작가가 결국 조를 결혼시켰다는 얘기를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역시 어딘가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소설 내내 자유를 갈망하며 작가가 되길 바랐던 인물이었기에 다른 자매들과는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어서였다.
성인이 돼서 읽은 작은아씨들은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었다. 여성의 삶 그 자체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감도 하고, 교훈도 얻고, 미래에 대해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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