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
칼릴 지브란 지음, 류시화 옮김 / 무소의뿔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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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제목을 안 지는 매우 오래되었고, 미루고 미루다,
대학생 때였나, 도서관에서 빌려 몇 장 읽다가
이렇게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말로 쓰인 글이라니! 하며
덮어버렸던 기억이 난다.
그때 조금 더 인내를 갖고 예언자를 끝까지 읽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 아쉬움 덕에 이번에 깊은 감동과 함께 예언자를 만날 수 있었으니,
아쉬움이 오로지 아쉬움으로만 끝나지는 않아 다행이다.

최근 새로 나온 무소의뿔의 예언자는
류시화 시인이 옮겼다고 하여 더 눈길이 갔다.
그의 감성으로 옮긴 글이라니
좀 더 깊은 감동을 줄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ㅎ

칼릴 지브란은 레바논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생활한
아랍계 작가로,
글뿐 아니라 그림에도 재능이 있었던 사람이다.
실제 이 책은 칼릴 지브란의 그림만을 담고 있어
책을 읽는 재미와 함께 그림을 보는 재미 또한 더해준다.

예언자는 알무스타파에게 마을 사람들이 인생과 삶에 대해 질문하고
그의 현명한 대답을 듣는 식으로 전개된다.
가장 먼저 질문한 주제는 '사랑'.
'사랑이 그대를 부르거든 그를 따르라.
비록 그 길이 힘들고 가파를지라도.'라고 시작하는 그의 대답,
사실 20대 초반의 대학생이 이해하기 너무 어려운 대답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30대 중반에 이제 아이까지 품고 있는 나는,
이 대답 한 구절 한 구절을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그다음 주제는 '결혼'.
'그러나 함께 있으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그대들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와......이건 요즘 애들 말로 정말 소오름...!
결혼 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은 지브란은
어쩜 이렇게 현명한 말로 백 년이 지난 지금의 나에게도 메시지를 던지는 건지!
예언자를 천천히 읽어나가며
삶의 구석구석, 인생 전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마치 성경을 읽듯, 한 구절 한 구절을 묵상하며,
지나온 인생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생각한다.

책의 말미에는 칼릴 지브란의 생애와 작품에 대한 글이 실려있다.
사실 이름 밖에 모르는 시인이었는데,
그의 생애를 이해하게 되니
이런 작품을 쓰게 된 그의 마음도 조금 더 공감하게 되는 것 같더라.
또한 예언자(The Prophet)의 영어 원문 또한 실려있어,
시인의 숨결을 좀 더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은 사람에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영문시라니, 대학 때 들었던 머리 아픈 수업이 생각나서,
난 pass!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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