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고 정갈한 표지와 여성독립운동가라는 주제는
참 잘 어울린다.
사실 독립운동가라 하면 알아야 할 것 같은 의무감, 거창하게는 사명감까지 들지만 실제 가진 지식은 너무 적은..ㅠ
생각해보면 내가 아는 여성독립운동가는 유관순 열사가 전부이다.
책의 뒷표지에 나온 오희옥열사의 말대로,
보훈대상자복지카드를 사용하는 사람은 다 남자일 거라고 생각하는 막연한 생각.
우리 사회가 독립운동에 대해 특히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해 아는 것이 얼마나 적은 가를 반증하는 것..

책은 오희옥열사의 자전적 구술 형태로 전개된다.
독립출판사 스텐드북의 출판 철학이
한 사람의 인생을 재조명하여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것인 것처럼,
오희옥 열사의 생애를 챕터를 나누고 다양한 문장부호에 비유하여 전개한다.

오희옥 열사가 어린 시절부터 독립운동가 집안에서 태어나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특별한 것이 아닌 일상인 환경에서 자란 것이 인상적이었다.
역사 교과서에서 만났던 사건들을 오희옥 열사가 1인칭 시점으로 담담하게 서술하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으며,
그 사건의 주인공들 또한 나와 같은 인간이었음에 다시 한 번 존경심이 생겼다.

그녀의 부모님의 독립운동에 대한 묘사.
그리고 본인의 독립운동.
나라면 할 수 있을까?
존경과 감사를 넘어 경외심마저 들었다.

특히,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이
해방 전이나 직후에 돌아가신 이야기들은 많이 읽었지만
지금 나와 동시대에 살아계신 분의 이야기를 읽는 것도 참 묘한 느낌이 들었다.
나와 같이 먹고 자고 일하는 동시대의 고민을 안고 있는 평범한 인간으로서
삶에 대한 고백을 듣는 것.
그녀 또한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임을 아는 것 또한 독립 운동의 장면 만큼 울림이 있었다.

책의 중간중간 국사편찬위원회로부터 가져온 사진들은
이야기의 실제감을 더욱 깊이 느끼게 해주었고
전체적으로 얇고 깔끔한 구성은 독립운동이라는 어찌보면 무거운 주제를 조금 더 일상적으로 느끼게 해주었다.

스텐드북의 스텐드는 start+end로
한 사람의 일생을 조명하는 책을 출판한다고 하였다.
보통 서평단이면 택배로 책을 받게 되는데
경제적인 부담때문에 일반 우편으로 책을 보낸다는 스텐트북 관계자의 말에
좋은 책을 펴내는 독립출판사들이 조금 더 기를 폈으면 싶었다.

최근 광복절 경축식에서 오희옥 지사님이 애국가를 부르셨대요. 클릭!!

https://youtu.be/DFmS59PAS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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