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스위치를 켜다 - 고도지능 아스퍼거 외톨이의 기상천외한 인생 여정
존 엘더 로비슨 지음, 이현정 옮김 / 동아엠앤비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교실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이 세상 사람들의 다양성을 축소시켜 놓은 듯 하다.
맨날 자는 아이부터 시작해서
규칙을 잘 지키는 아이,
선생님에게 친화적으로 다가오는 아이,
대답도 잘 안하는 아이,
교과서며 준비물을 늘 잊는 아이,
모든 것을 완벽히 준비하고 아이들을 도와주는 아이,
모든 것을 완벽히 준비했지만 자기밖에 모르는 아이...

어떤 것이 옳고 그르다는 문제는 차치하고
아이들 하나 하나가 그렇게 자랄 수 밖에, 또는 그런 성격이 형성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고민할 때가 있다.

사실 난 자폐에 대해, 아스퍼거에 대해 지식이 거의 없다.
자폐가 있는 사람에 대한 묘사는 보통
사회성은 좀 떨어지지만 천재적인 재능이나 기술을 가지고 있다, 정도일 것이다.

책의 제목이 '뇌에 스위치를 켜다',
여기서의 스위치가 난 비유적인 표현일 것이라 생각했다.
이 책이 아스퍼거증후군이 있는 사람의 이야기이므로,
그가 가진 천재성 혹은 재능에 관한 이야기이리라 생각하였다.

그런데 책은 내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제목의 '스위치'는 정말 '스위치'였다.
아스퍼거증후군 때문에 사회성이 없는 주인공이
TMS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과정을 1인칭 시점에서 수필처럼 담담하게 다루고 있다.

인생에 역경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것은 때로 그 자체로 위로가 될 때가 있다.

수필 형식이지만 자연과학 서적에 가까운 느낌을 주는 이 책,
그러나 나는 이 책을 통해 정말 많은 위로를 얻었다.

50년 이상 살아온 자기 자신을 실험대 위에 놓는 저자,
그 미지의 세계, 발전 가능성의 세계에 자신을 던지는 저자의 태도가
참 놀랍고 부럽기까지 했다.

우리가 가진 막연한 느낌에서는
머리는 이성, 가슴은 감성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의 이성과 감성을 모두 좌우하는 것은 우리의 머리, 즉 뇌이다.
뇌에 대해서 현대 과학과 의학은 많은 부분을 밝히고 있지만
아직도 밝혀야 할 너무 많은 영역이 있다.

이 책에 등장한 TMS는 정말 흥미로운 실험이다.
인간의 감성 또는 사회성을 스위치로 만들어 낸다니 말이다.

자신의 한계와 단점에 대해 극복하고(물론 그것을 한계나 단점이라고 말하는 것도 자기 자신이다!) 변화를 추구하는 삶,
그리고 실제로 많은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며 자신의 삶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삶,
존 엘더 로비슨의 모습이 참 멋지게 다가오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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