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정말 이런 내용이 있어?

성경에 정말 이런 내용이 있어?
마크 러셀 지음, 섀넌 휠러 그림, 김태령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20년 6월

어릴 때부터 성경을 읽고 설교를 들으며 기독교의 배경에서 자란 나는, 성경과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이미지에 익숙해있었다. 그러나 나이를 먹고 신앙의 연배가 깊어지며 성경을 더 알면 알 수록, 성경이 그저 거룩하고 신성하며 좋은 얘기만 적어놓은 책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께서 인간의 생사화복을 주장하신다고 고백하는 것처럼, 성경에는 사람들의 생사화복이 모두 거침 없이 들어가 있고 이것은 내가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정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이런 일련의 생각을 가지고 '성경에 정말 이런 내용이 있어?'를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하나님은 당신에게 실망하셨다'가 재발간되어 나온 것으로 마크 러셀이 글을 쓰고 섀넌 휠러가 그림을 그렸다.

저자인 마크 러셀은 3년동안 성경을 읽고 연구하며 성경 66권의 내용을 함축하려는 노력을 하였고, 이 책은 성경과 같이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66개의 챕터로 나눠져있다.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마르고 닳도록 읽은 성경의 첫번째 책 창세기 부분을 읽기 시작했을 때, 난 솔직히 좀 충격을 받았다. 사실 보통 기독교인이 아니면 성경에 큰 관심이 없고, 성경을 읽는 기독교인들은 아무리 솔직하고 객관적으로 읽어보려고 노력해도 좀 더 거룩하고 신성한 모드를 장착하고 읽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에선 하나님을 인간의 감정과 생각을 동일하게 가진 분으로 묘사하고 성경의 거룩한 인물들 또한 옆 집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묘사해 놓았다.

사실 생각해보면 저자의 이런 설정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모세나 다윗, 베드로, 바울 등 우리가 아는 성경의 유수한 인물들도 사실 우리와 똑같은 성정을 가진 사람이고 그래서 성경에는 그들의 공 뿐 아니라 과도 적지 않게 적혀 있다.

또한 하나님은 자신의 형상대로 인간을 창조하셨기 때문에, 하나님이 인간 같다는 설정 또한 성경의 내용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일반적인 기독인의 신앙에서 볼 때 조금 더 나아간 부분도 있지만)

사실 성경이 고대의 문헌이기 때문에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참 많은데 원문에 충실하려 한 그의 노력 덕택에 조금 더 쉬운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 또한 적지 않았다.

거룩하고 진지하게 포장된 종교를 위한 종교가 싫은, 진실하고 싶은 크리스천인 나에게, 이 책은 유쾌 상쾌 통쾌한 성경 에세이로 성경을 좀 더 쉽고 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