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파리행 - 조선 여자, 나혜석의 구미 유람기
나혜석 지음, 구선아 엮음 / 알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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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석 작가의 '경희'를 재밌게 들었던 기억이 난다.

(소설이지만 팟캐스트로 들었다.)

당시 이런 신여성이 있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존경심마저 들던 그 분.

그런 나혜석씨가 쓴 구미 유람기라니, 기대를 가지고 책을 펼쳤다.

부산에서 출발하여 경성, 하얼빈, 모스크바, 바르샤바, 베른, 파리, 브뤼셀, 베를린, 런던, 뉴욕, 하와이, 요코하마 등을 거쳐 다시 부산에 돌아오기까지 약 1년 8개월 동안의 구미 유람,

2019년을 살고 있는 내가 100년 전 그녀의 행보를 동경하며 함께 여행을 했다.

직접 가거나 여러 매체를 통해 들어본 구미의 여러 도시에 관한 정보와 감상이 지금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이 먼저 놀라웠다.

스위스의 자연환경에 대한 경탄이나 파리의 자유로움에 대한 동경 등 구미 여러 나라의 현재 분위기가 이미 오래 전부터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 신기하기도 했다.

우리 나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발전을 이룬 것과 달리 구미의 나라들은 천천히 발전하며 분위기를 형성했기에 가능한 일인 것 같다.

한편 그녀의 여행기가 단순히 여행의 유희만을 적은 것이 아니라

구한말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우리 나라의 시대상과 비교하며 자신의 생각을 적은 것이라 더 와닿았다.

조선 최초의 페미니스트라고 불리는 그녀인 만큼 자유로운 그녀의 생각에 현대에 살고 있는 나 또한 많은 부분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지만 한편으론 그녀가 얼마나 갑갑했을까 싶어 마음 한켠이 저려왔다.

올 가을 유럽 여행을 야심차게 기대했지만 아기가 너무 어려 포기하기로 했는데 나혜석의 꽃의 파리행을 통해 상상 속에서나마 즐거운 여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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