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 수면과 꿈의 과학
매슈 워커 지음, 이한음 옮김 / 사람의집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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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 대한 나의 관심이 시작된 것은 결혼하고 나서 부터이다.

교대근무를 하는 신랑은 직업 특성상 밤에 일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았고,

야간 근무를 하고 온 날이면 평상시와는 다르게 매우 예민해지고 급격한 감정의 변화를 겪었다.

잠을 못자는 것이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이것은 개인의 인격이 큰 요인이라 생각했고 솔직히 그런 모습에 실망도 많이 했다.

그러나 신랑의 생각은 달랐다.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이 개인의 신체와 정신에 얼마나 큰 타격을 주는지 안해본 사람은 모른다며,

야간근무는 수명을 갉아먹는 것이라 말했다.

이유야 어쨌건, 신랑이 야간 근무를 하고 올 때면 나는 그가 잘 잘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러면서 잠에 대한 나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시작되었고, 임신을 하게 됐다.

아기를 잘 키우고 싶어 읽기 시작한 육아 서적에는,

아기의 잠에 관한 내용이 많이 있었다.

많은 육아 선배들이 잘 재우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할 만큼,

아기를 재우는 것은 부모들에게 큰 과제이고,

그래서인지 아기 수면에 관련된 다양한 이론과 의견, 그리고 그에 관련된 서적이 있었다.

나 또한 열심히 책을 읽으며 출산을 준비했고

다른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출산 후 역시나 아기 잠 때문에 힘든 나날을 겪었다.

그러나 출산 전 읽었던 아기 잠 관련 서적들을 다시 읽으며

아기 잠에 대해 파악하고 적용하기 시작했고,

아기에게 젖을 적절한 양 먹이듯 잠을 적절한 양 재우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러면서 평화 또한 찾아왔다.

그러던 와중,

매슈 워커의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를 읽게 되었다.

꽤 두꺼운 전문 서적 느낌인데도, 한자 한자 책에 빨려들어가듯 읽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잘 자면 기분이 좋고 하루가 평온해지고,

그렇지 않으면 짜증 대마왕이 되는 우리 아기,

과연 아기만 그럴까?

책을 읽으며 나는 충격에 휩싸였고,

만나는 사람, 연락하는 사람마다 "잘 자야한다"고 말하게 되었다.

잠은 단순히 보약, 그 이상이었다.

보약은 먹으면 몸에 좋지만 안먹어도 살 수는 있다.

그렇지만 잠은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신체에 큰 교란이 생긴다.

무서운 것은, 이것이 단 하루라도 부족하면 극대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지금 내가 이야기하는 것은 저자의 단순한 주장이 아니라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한 팩트이다. 실험의 과정과 사례들이 책에 무수히 많이 나와있다.)

지나간 잠은 다가올 미래에 아무리 보충해도 보충이 되지 않고

그날 그날 충분히 적절한 시간대에 잘 자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점.

심혈관계, 당뇨병과 체중 증가, 생식계, 면역계, DNA, 기억력뿐만 아니라 운동근육 조절까지..

공부를 할 때도, 몸이 안 좋을 때도, 다이어트를 할 때도, 심지어 피아노를 칠 때도, 알츠하이머 예방에도,

잘 자면 결과가 더 좋다는 것이다.

잠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은 한 곳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어떤 좋은 약도, 치료법도,

잠만한 것이 없다는 놀라운 사실.

인생의 3분의 1인 잠,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잠.

잠은 신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신 선물이라는 생각과 함께 그 사실에 감동되었고,

오히려 모두에게 주어졌기에 우리가 그 소중함을 모르고 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므로, 자자. 일찍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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