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가장 소중한 것은 나 자신이었다 - 한 여자의 일생
김인선 지음 / 나무연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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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나는 70여 년 살아온 내 인생 이야기를 풀어놓으려 한다. 내 인생 가운데는 내 의지와 무관하게 운명처럼 주어진 부분이 있다. 가령 부모님이 원치 않았건만 내가 태어나게 된 것을 나는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이후 나는 낯선 독일에 와서 간호사로 일했고, 신학을 공부했고, 독일로 이주해서 살아가다가 죽음을 앞둔 이들을 돌보는 호스피스 단체를 만들었다. 또한 한 남자를 만나서 결혼했다가 이혼했고, 지금은 나를 사랑해주는 한 여성과 - P9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러한 나의 삶은 어느 정도 내 의지로 만들어온 것이리라. 한편 내 앞에는 인간이라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의 시간이 놓여 있다. 이 시간은 인간이 정하는 걸까, 신이 정하는 걸까.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는다면 인간의 선택일 수 있겠지만, 많은 이들에게 죽음의 시간은 신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아직 당도하지 않았지만, 앞으로의 나에게 닥칠 일이다.
나는 내게 주어진 운명이 무엇이고, 내가 결정해온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태어날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자기 뜻대로 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상황과 환경도 있겠지만, 내가 살아가는 동안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 가늠해보고 싶었다. 그것이 이 글을 쓰는 데로 나를 이끌었다. - P10

그러니 이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나는 나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나 자신을 무례하게 대하지 않을 것이다. 나 자신에게 성내지 않을 것이다. 나 자신이 소중한 것처럼 다른 사람도 소중히 여길 것이다. 그렇게 나에 대한 마음을 타인에게 확장시켜나갈 것이다. 그것이 곧 세상을 아름답게 이끄는 길이라고 나는 믿는다. - P11

이런 사연은 가난하고 척박했던 당시의 한국에서 흔히 있을 법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게는 일흔 살 인생을 살아온 지금까지 선명하게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서러움의 세월이다. 과거의 아픔은 나이를 먹으며 잊히는 게 아니라 더욱 선명하게 되살아나곤 한다. 그만큼 인생에 깊이 각인된 것이기에 그러할 것이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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