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때 ‘페미니즘 세계관‘ 안에서만 친구를 사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 적이 있었다. 친구들과의 대화가 소모적인 논쟁으로 번지는 게 더는 싫었다. 그래서 여성 이슈를 놓고 번번이 의견이 달랐던 선배와도 결코 친해질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나의 ‘인간관계 롤 모델‘이자 절친이 된 선배를 보면 내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반성하게 된다. Y 선배는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나처럼 선을 긋지 않았기에 그런 인간관계가 가능했던 것이다. - P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