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문학마을 Best World's Classic 2
헤르만 헤세 지음, 김윤선 외 그림, 박준석 옮김 / 문학마을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 문학의 고전 중에서도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고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작품 <데미안>.]

청소년 필독서에서부터 스테디셀러로 그 이름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지지 않은 날이 없다. 무엇이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을 이 작품에 매료되게 만드는 것인지 헤르만 헤세라는 사람은 어떤 인물인지에 대한 관찰과 연구는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 번도 안 읽어 본 사람도 있어도 한 번만 읽어 본 사람은 없을 정도로 여러 번 책을 들여다보게 하는 마성이 깃들어 있다. 헤세의 작품 중 자전적 소설의 대명사인  <수레바퀴 아래서>라는 작품 또한 청소년기의 불안과 사회의 압력에 짓눌리지 않는 확고한 신념과 자기 성찰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성장 소설의 하나이다. <데미안> 또한 성장 소설의 하나로 한 인간의 자기 탐구를 오랜 시간에 거쳐 내면의 심리 변화와 내적 갈등과 혼돈, 다양한 사건들을 접하면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치열한 철학적 성찰의 성장 기록이다.

 

고전을 읽는 다는 자체가 독자들에게는 무언의 압박감이 들 수 있다. 특히 옮긴이에 따라 해석이 많이 달라지면서 읽는 사람마다 같은 작품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게 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책 선택을 신중하게 해야 된다. 작품 자체만으로도 난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기 때문에 최대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고르는 것 또한 고전을 쉽게 읽는 방법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이번에 문학 마을에서 새로 출간한 <데미안>은 미니북 크기 정도의 아담함과 투박하면서 거친 듯 한 일러스트와 파스텔톤의 색감이 잘 어우러져 지루함을 잊게 해준다. 텍스트는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해석이 잘 되어있고 몽환적이고 다의적인 작품의 내용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 산뜻한 느낌의 민트 계열 표지가 눈을 사로잡고 앙증맞은 크기의 책이 손 안에 쏙 들어와 언제 어디서든 꺼내 읽기 편하도록 되어 있다. 고전은 딱딱하고 어렵다고 생각해서 읽기를 망설이는 사람도 한 번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충분하다.

  

 

<데미안>은 제 1차 세계대전 중인 1916년에 씌어 졌기 때문에 전쟁을 겪으며 작가 자신의 내면세계와 신념, 성찰, 이상향과 현실 비판에 관한 이야기들이 다분하다. 그렇기에 작품에 대한 기본적인 배경 지식은 알고 접근해야하며 작가에 대한 이해도 필수적이다.

타 작품에서도 인간의 삶과 운명, 굴레, 성장, 자아 성찰에 대한 주제로 글을 써 온 것을 보면 공통된 생각과 작가의 이념이 전체적으로 파악이 되어 진다. 그렇기 때문에 헤세의 작품을 한 번 읽어보면 다른 작품 또한 자연스럽게 읽어 보게 되는 것 같다. 인간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끊임없는 고찰과 방황,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이겨내고 버티고 맞서 싸워야지만 정복할 수 있고 이루어 낼 수 있는 자신의 길. 작품 속 주인공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나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미래지향적인 성장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싱클레어가 크로머로부터 고통 받고 힘들어하는 순간 데미안을 만나 새로운 세계를 접하게 되고 피스토리우스를 만나 예술적 영감과 종교적 신성함에 대한 고찰에 자신의 길을 더욱 확고히 하였고 에바 부인을 만나 현실과 내면의 자아 합일화를 이루게 된다. 전쟁이라는 피할 수 없는 물리적 상황 속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행동은 사유하고 자신의 철학적 신념과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관철시킬 수 있는 의지를 갖는 것이다. 새가 알에서 깨어 나오듯 유럽은 전쟁을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을 모색하고 그것이 사회적인 문제 뿐만이 아니라 개인적인 사람들의 내면으로부터의 변화를 가져오며 진정한 가치를 찾아야 된다는 메시지를 주기도 한다.

 

신비하고 환상적인 묘사와 낭만적인 분위기가 전쟁이라는 시대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게 그려질 수 있었던 것은 헤세만이 할 수 있지 않을까? 풍자와 비판으로 어둡게 깔린 의미들로 난무한 작품 이였다면 아마 지금처럼 많은 사랑을 받기 힘들었을 것이다. 매일 반복되는 업무와 스트레스로 지치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자신을 돌아 볼 시간도 여유도 없다. 자기 자신이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고 바라는지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본다는 자체가 사치처럼 느껴지고 우리에겐 눈앞에 보이는 수많은 일들을 처리하기 바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나이 들어 죽을 때 까지 자신이 어떠한 삶을 살아 왔는지 무엇을 위해 힘들게 여기까지 버텨왔는지 무의미한 삶을 살았다 후회하며 원망해도 소용이 없다. 지금부터라도 끊임없는 성찰을 통해 내가 나에 이르는 길을 찾아 누구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세계가 아닌 내가 만들어 가는 자립적, 독립적,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미 어른이 된 어른아이들에게도 필요한 성장 바이블이며 한참 육체적, 정신적 성장기를 맞이한 아이들에게 더 없이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많은 취준생들이 낙타가 바늘 구멍으로 들어가는 것 보다 더 힘들게 일자리를 구하러 다니고 많은 다포생들이 인생을 포기해 버린 체 세상에 나온 그대로의 모습으로 알속에 갇혀 더 넓고 광활한 또 다른 아름다운 세계로의 여행을 꿈꾸지도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데미안>이라는 고전이 새로운 의지와 힘을 불어넣어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사람과 정부가 창궐한 이 시기에 새가 낡은 세계의 알에서 나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려고 하고 있다. 어떠한 어려움과 시련 속에서도 자신과의 싸움에서 혹은 그 어떤 고난으로부터 투쟁하지 않았다면 새로움이란 없을 것이다. 많은 이들의 내면의 소리를 한데 모아 큰 힘을 만들어낸 역사적인 변혁기를 맞이하고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되 찾아가는 과정의 하나로 앞으로도 많은 이들이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방향을 정하고 따라갔으면 좋겠다.

내 생각이, 믿음이, 곧 나이며 나의 인생이기에 우리는 지금보다 더 많이 생각하고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나는 단지 나의 내면이 외치는 대로 살기를 바랐을 뿐이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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