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서약 - 떠날 때 울지 않는 사람들
최철주 지음 / 기파랑(기파랑에크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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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죽음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가?



최철주가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말은 죽음 그 자체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죽을을 통해 삶을 통찰하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자신이 죽을 거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인생의 우선 순위를 바꾸고 비로소
남에게 보여주기식이나 따라하기식 삶이 아닌 오직 자신을 위한 진정한 삶을 살아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서점에 가면 죽기전에 해야 할 것이란 제목으로 많은 도서들이 나와 있다.
그 내용들은 하나같이 비슷하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라!

우리는 한없이 참고 또 참으며 비로소 끝에 이르러서야 자신을 속이며 살아왔다는 걸 깨닫는다.
정말로 하고 싶었던 것을 미루고  또 미룬 후에야
이제 더 이상 '뒤'가 남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른이의 죽음을 보았을때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거나 두려움이 강하게 느껴질때
죽음에 대해 느낀다고 한다.
다른말로 하자면 일상생활이나 삶의 한 가운데에서 우리 인생을 돌아봤을때
죽음에 대한 인식을 거의 자리잡고 있지 않거나 부정하려는 면이 강하다.
왜 우리가 죽음에 대해 더 일찍 공부해야 되고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숙고해야 하는 것일까?
사람이 늙어 가면서는 죽음에 대한 생각이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보다는
오히려 부정하려고 한다고 한다.
막상 나이가 들고 살아갈 날들이 얼마남지 않았을때는 순수히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죽음을 건강하고 젊을때 진지하게 생각하고
당장 현재의 삶에만 충실할 것이 아니라
현재에서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내다보는 삶의 중간점검이 필요한 것이다.
그 중간 점검을 《이별 서약 》과 함께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죽음에 대한 다양한 사례들과 사실적인 인터뷰 현장이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인다.
최철주는 말기 암환자들이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호스피스 웰다잉 강사다.
그의 화려한 경력 사항보다도 그의 모진 고통의 삶이 더 눈길이 간다.
그가 호스피스 강사가 된 것은 암으로 아내와 사랑하는 하나뿐인 딸이 죽으면서 시작된다.
서른 두살의 딸은 직장을 그만두고 아기를 기다리전 보통의 주부 생활에 흡족해하다가 어느 날 암 진단을
받으면서 수난의 길을 걷다 죽음에 이른다.
나와 비슷한 나이 때라 더 가슴이 아팠다.
아직은 하고 싶은것도 해야 할 것들도 많은 아직은 젊은 나이인데
그렇게 안타깝게 암이라는 병으로 인해 짧은 생을 마감해야 한다니.
딸의 권유로 그는 6개월의 코스의 호스피스 고위과정에 들어간 후 세 번째 주에 딸은 병실에서 눈을 감게 된다.
그도 그렇지만 그의 딸은 정말 대단하다.
자신도 아픈 몸으로 다른사람들의 아픔까지 생각하고 사정을 생각하며
자신의 아버지로 부터 그들을 도울 수 있게 길을 열어야 한다고 했을까.
과연 나라면 죽음이 직면한 시기에 그렇게 말할 수 있었을까 싶다.

그 외에 이해인 수녀와 철학자 최진석, 소설가 최인호와의 인터뷰를 통해 죽음에 대해
직접적으로 죽음에 그늘과 절박한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철학자 최진석은 스티브 잡스의 스탠포드대학 졸업식에서 그가 행한 연설을
삶과 죽음의 구체적인 설득력 강한 화제로 제시하는데
아마 영어 공부 좀 한다는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전문을 다 외워서 공부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그만큼 그의 말들이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이되고 용기를 주는 것들인지 알 수 있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명심하는 것이 내게 가장 중요했다.
죽음을 생각하면 무언가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열일곱 살 때 '하루하루가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산다면 언젠가는바른길에 서 있게 될 것' 이라는 글을 읽었다.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다.
죽음은 삶을 변화시킨다.
여러분의 삶에도 죽음이 찾아온다.
인생을 낭비하지 말기 바란다."

-스티브 잡스-



그리고  인상이 깊었던 구절은 정준명이 기억하고 있는 최인호의 글이다.

우리들의 인생이란 수많은 이별 연습을 통해,
이별이 헤어짐도 사라짐도 아닌 또 다른 만남의 시작임을 배워나가는 훈련장일지도 모른다.」


여러가지로 나는 아직 미숙한 존재이지만 생과 사는 참으로 경이롭다고 생각한다.
삶과 죽음은 빛과 어둠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행복의 정점을 지나면 다음엔 불행이 이어지고
반대로 불행의 밑바닥이 있다면 그 후에는 행복이 찾아온다.
그러나 자기만의 확고한 축, 자신의 철학이 없으면 가라앉고 말 것이다.
단순히 살아 있는 시간만이 행복이고, 죽음은 불행하다고 믿는다면
인간의 일생은 틀림없이 불행하게 마감 될 것이다.

삶이란 어쩌면 고통일지 모른다.
물론 병원은 아프고 고통 받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니까 더욱 그런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만,
병원에서 일주일만 지내다보면 자신의 삶만 유독 팍팍한 것은 아니라는 세상의 진리를 뼈저리게
깨닫게 될 것이다.
나도 한낱 나약한 인간에 불과하니 사사로운 일에 마음이 요동칠 때가 많다.
하지만 그럴 때만다 죽음과 직면한 이의 시련에 비한다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뉘우침에 고개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건강할 때 확고한 철학을 갖고 살아간다면,
하루하루를 보람있게 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행복한 마무리도 지을 수 있다고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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