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샹은 왜 변기에 사인을 했을까?

뒤샹은 왜 변기에 사인을 했을까? - 명화로 배우는 즐거운 역사
호세 안토니오 마리나 지음, 안토니오 밍고테 그림, 김영주 옮김 / 풀빛 / 2012년 4월

이 책을 처음 본 순간 아이들은 제목을 보며 상당한 호기심을 보였다

두아이 모두 나를 향해 " 엄마 뒤샹이란 사람이 왜 변기에 사인을 했는데요?"를 물으며

뒤샹이 누구인지 변기와는 어떤 연관이 있는지 등 아이들의 질문은 끝없이 이어졌다

그런 아이들을 향해 모든 답이 책속에 있을거라며 함께 책을 읽어보자며

끝없이 이어지던 질문을 잠재웠다

이 책은 사실 미술사에 대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그래서 자칫 아이들에게는 내용이 어렵지 않을까 조금 걱정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저자는 자신이 누구를 위해 책을 쓰고 있는지를 분명히하고 책을 써나간 덕분에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재미있으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말들로 내용을 잘 풀어나가고 있어

서문을 보는 순간 아이들에게 너무 어렵지 않을까라는 걱정은 사라졌다

이 책은 미술사를 고대부터 현대까지 모두 다루고 있다

그 과정을 탐험을하고 탐정이 사건을 풀어나가는 듯한 이야기로 끌어나가고 있어

아이들이 미술사를 공부하는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것이 이 책의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의 시작은 미술의 근원이라 불릴 수 있는 5만년전의 동굴벽화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자신이 바라는 것들을 동굴 벽에 남긴 선사시대의 조상들이 시작했던 미술이라는 것이 방식의 차이일뿐

그 안에 담긴 바램과 의미는 지금 우리의 미술과 그리 다르지 않음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렇게 선사시대로부터 각 시대별 대륙별로 각각의 중요한 의미를 지닌 미술가들과 그들이 그려낸 그림의 의미들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니 저자가 이야기하듯 미술사가 아닌 문화사를 읽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이 책에서도 이야기되고 있지만 그림의 배경을 모르고 봐도 그림을 감상 할 수는 있지만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좀 더 저확한 의도를 파악하기위해서는 그림의 배경이 되는 이야기에 대한 배경지식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반에이크의 그림 겐트 제단화를 이해하기위해서는 요한 묵시록의 한 구절을 알고 있어야하고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들을 알지 못하고서는 그 이야기들속 한 장면을 담아낸 그림들을 자세히 이해할 수 없으며 혁명사를 알지 못하고서는 고야의 그림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이처럼 그림들과 화가들의 삶에 대한 미술사는 결국 우리 인류가 살아온 역사와 함게한다

그 안에 우리가 믿는 종교와 신화가 있고 우리가 걸어온 삶이 녹아 있으며 그 안에 우리가 원했던 삶에의 희망이 담겨 있는 것이다  

결국 미술이란 것이 그 시작부터 그러하였듯이 우리의 삶속에서 시작된 것이었고

우리의 바램을 담아내다보니 종교와도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며 그러한 미술사를 공부하는 것은

결국 우리인류가 거쳐온 종교와 문화적 역사를 배우게 되는  과정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결과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미술사를 통해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배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은 책의 곳곳에 실려있는 미술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원작 그대로를 실어둔 경우들이 대부분이지만

원작 그대로가 실린 <산드로 보테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내게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 책의 삽화를 담당한 안토니오 밍고테가 그려낸 누구나 알아볼 수 있게끔 재미있게 표현해낸 유명 작품들이었다  

안토니오 밍고테가 그려낸   <페르디낭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원작의 느낌을 충분히 살리면서도 자신만의 느낌으로 표현해낸 삽화들과

중간중간 그려진 익살스런 그림들은 이 책을 읽는 재미를 한층 높여주었다

책을 다 읽고나니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해 씌여진 책이지만 그림에 관심있는 어른들을 위해서도 괜찮은 미술사 안내서가 되어줄 책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책 제목과 관련된 내용은 현대 미술 부분에서 언급되어 있었는데

뒤샹은 "예술과 예술이 아닌것 간에 차이는 단지 그것이 있는 장소"라고 주장하며 한 전시회에 그의 서명이 담긴 "변기"를 전시했다 한다

그에대한 이야기중 또다른 그의 창작물인 <모나리자>에 콧수염을 그린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이야기를 읽은 아이들은 다른 책에서 보았던 그의 작품을 기억해내고는 찾아보며

그 작품에 적힌 뒤샹의 이름을 보며 반가워했다

책의 제목에서 언급된 작품 뒤샹의 <샘> 과      아이들이 다른 책에서 찾아낸 뒤샹의 콧수염을 그린 모나리자

맘대로 마을

맘대로 마을 ㅣ 저학년 사과문고 3
이환제 지음, 신지수 그림 / 파랑새 / 2012년 10월

학교 생활을 시작하면서 아이들은 매일 시간에 맞춰 학교에 가고 선생님이 내어주시는 숙제를 하는 등의

자신이 하기 싫어도 해야하는 일들과 마주하게되면서 규칙과 의무를 배워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아이들에게 그리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왜 학교에 가야하고 왜 선생님은 귀찮은 숙제를 자꾸 내어주시는 건지 이해는 하지만

하기 싫은 마음만은 어쩔 수 없기 때문에 더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맘대로 마을에 간 대영이는 하고 싶은대로 다 해보게 됩니다

학교에도 늦은 오후에 가고 숙제도 하지 않고

눈이 아플때까지 게임도 하고 늦은 밤까지 만화책을 보고 불량식품을 마음껏 사먹습니다

이렇게 하고싶은걸 모두하면 즐거울 것만 같았는데

대영이는 그리 즐겁지가 않습니다

배도 아프고 눈도 아프고 피곤한데다

맘대로 마을에서는 모두가 맘대로 행동하기때문에

선생님은 이틀 수업을 하루에 몰아서하고 숙제도 몰아서 내어줍니다

게다가 대영이를 돌봐주어야할 엄마는 매일 외출을하고

아빠는 집에 있어도 잠만잡니다

집에 돌아와도 아무도 없는집

먹을것도 없고 청소가 되지않아 지저분하기까지 한 집을 보면서

대영이는 비로소 맘대로 마을이 그리 행복하기만 한 곳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책을 보고 난 뒤 아이에게 맘대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맘대로 마을에서 행복하지 않았던 대영이의 모습이 떠올랐는지

게임을 조금 더 하고 싶긴 하지만 지금보다 더 많이 게임을 하면

어떤 결과가 생기는지 배웠기 때문에 그러면 안되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맘대로 하고 싶은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역싱 아이에게 수백번의 잔소리보다 이런 책 한권이 더 깊은 깨달음을 준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아이의 답변이었습니다  

알밤 주우러 가자!

알밤 주우러 가자! - 이호철 사계절 동화 : 가을 ㅣ 살아 있는 글읽기 9
이호철 지음, 이재관 그림 / 고인돌 / 2012년 10월

이호철 작가의 사계절 동화 중 가을의 이야기가 담긴 알밤 주우러 가자를 보게되었다

이  책에는 알밤 주우러 가자 외에도 미꾸라지 잡기와 구수한 찐쌀이라는 총 세개의 단편이 담겨있다

세가지 이야기모두 가을과 연관된 에피소드들로 우리의 어릴적 이야기를 통해

어른들에게는 추억과 아이들에게는 자신들이 겪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알밤 주우러 가자는 한창 밤들이 익어가는 무렵 동네 아이들이 서로 어울려 밤을 주우러 다니고

급기야 서리까지 하게되는 이야기이고

미꾸라지 잡기는 엄마와 함께 봇도랑(봇물을 대거나 빼게 만든 도랑)에서

미꾸라지를 잡으러 다니면서 겪게되는 일을 담은 이야기이며

마지막으로 구수한 찐쌀은 추수직전의 배고픔을 이기기위해  덜익은 쌀을 쪄서 말린 후 먹었던

찐쌀에 얽힌 친구들과의 추억이야기로

부모 세대가 어린시절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울고 웃던 기억을 새록새록 되살리는 이야기이다

경북 성주에서 나고 자란 작가가 이런 이야기들을 구수한 사투리에 담아내니 그 재미가 한층 더해진다

이 책속에 담긴 이야기는 서리도, 미꾸라지를 잡는 일도 찐쌀이 어떤 맛인지도 알지 못하는 내 아이들에게

 아빠와 엄마가 어린시절을 살았던 모습을 배우는 기회이자

이야기와 그림을 통해 계절에 따른 자연의 변화를 알게되고

변화된 자연의 모습에  맞추어 살아가는 우리 삶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다 

아마 이점이 바로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또한 아이들에게 이 책에서 본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아닌 아빠 엄마만의 추억 이야기를 들려주어도

재미있는 이야기 책 한권같은 내용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나는 숲 속 마을 촌장님

나는 숲 속 마을 촌장님 ㅣ 그림으로 표현하는 상상력 놀이터 1
이소비 기획.글, 임규석 그림 / 라이카미(부즈펌어린이) / 2012년 11월

아이들은 늘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걸 좋아하지요

'나는 숲속 마을 촌장님' 은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알고 만든 재미있는 책인것 같아요

책의 표지를 넘기면 자신의 모습을 그리는 속 표지가 나오고

다음장에는 이야기의 시작과 함께 '내'가 주인공인 숲속 마을 촌장님이 되어 임명장을 받아요

자신의 사진과 이름 나이를 적을 수 있게 되어있어

아이 스스로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골라 붙이고 이름과 나이를 썼어요

그렇게 숲속 마을 촌장님이 된 아이는 숲속 마을에서 일어난 여러가지 사건들을 해결해주고

숲속마을 친구들이 부탁하는 것들을 들어주느라 바쁜 날들을 보내게 된답니다

이 이야기 속에서 자신이 주인공이 된다는 것도 멋지지만

무엇보다 책을 꾸미는 것 역시 아이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책이어서

아이가 이 책을 펼치면서 더 신나했답니다

상상력 놀이터라는 부제답게 아이들에게 매 페이지마다

자신의 상상력을 한껏 펼쳐 그림을 그리도록 요구하고 있어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나가기에 너무도 좋은 책이네요

한밤중에 깨어났다고 다크서클을 그리는가하면 문장부호를 이용한 동물 친구들의 얼굴을 그려주기도 했어요

역시 아이의 상상력은 끝이 없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계속해서 여러 동물친구들과 함께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는 부분이 등장하고 있어서

아이가 자신의 모습을 반복하여 그리면서

자신의 모습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도하고 더 많이 사랑하게 되는 것 같네요

또 혼자가 아닌 숲속마을 친구들과 함께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다보니

친구들과 함께하는 자신의 모습도 생각하게되어

아이 스스로 자존감을 키워나갈 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과 함께하는 생활 속에서의 자신의 모습도 스스로 생각하고 배워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상상력도 키워주고 아이의 자존감도 키워줄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었어요

교감하는 부모가 아이의 십대를 살린다

교감하는 부모가 아이의 십대를 살린다
마이크 리에라 지음, 이명혜 옮김, 최성애 감수 / 더퀘스트 / 2012년 11월

주변에서 사춘기의 십대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서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내 아이가 그 시기가 되면 어떤 일을 겪게될지,

아이와 어떤 관계를 만들어 나가게 될지 걱정이 커집니다  

아직까지는 엄마의 관심을 사랑으로 기분 좋게 받아들이는 아이가

어느날 나의 관심을 귀찮아하게 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일 것 같습니다

이 밖에도 여러가지 상황을 아이와 함께 헤쳐나가야하는데

이 힘든 과정을 어떻게하면 좀 더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 싶어

이런저런 책들을 찾아보게 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책들이 부모가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해답을 안겨주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 '교감하는 부모가 아이의 십대를 살린다'는

사춘기 아이들의 행동과 사고에 대해 과학적인 분석과 설명을 곁들이면서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십대 아이가 부모인 나의 바람과 현명한 충고를 순순히 따르게 만들고자 이 책을 골랐다면 잘못 집으셨다"고  또  십대 아이들과 겪을 수 밖에 없는 견해 차이는 '기정사실'이므로 이 책을 아무리 읽어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작가는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이 책에는 실제 수많은 사례를 통해 어떻게 아이들과 대화하고 갈등을 풀어 나갈지 그리고 성에대해 눈뜨기 시작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이고 안내해 주어야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모범 답안들이 담겨 있습니다

처음에는 미국 작가가 쓴 글이 과연 이 땅에서 십대를 키워나가는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었으나 책을 읽어 나갈수록

십대의 아이들이 겪는 과정과 그런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이

우리나 그들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과 함께 이 책안에 담긴 미국 엄마들의 사례가 내게도 큰 깨달음과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십대의 아이들은 신체적으로 밤늦게 잠들게 되고 그것이 수면부족으로 반복되다보면 주말에는 게으른 모습을 보이게 된다는 것

뇌가 급속도로 성장하지만 충동억제장치가 아직 미숙하여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서 논리적이지 못하다는 것 등

십대 아이들의 변화에 대해서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설명만으로도

아이들의 행동을 문제 행동이 아닌 그 나이에 있을 수 있는 행동으로 받아들이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씁니다

그런데 이 책은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이런 아이의 특성에 맞추어 아이와 교감을 나누는 법을 알려줍니다

예를 들면 밤늦게 깨어 있는 아이들의 수면 패턴에 맞추어 일주일에 하루쯤 아이들과 밤 늦은 시간에 대화를 하면 평소에는 잘 이야기 하지 않던 자신들의 이야기를 잘 털어놓는다던가

집에서는 아이같이 굴면서 밖에서는 다큰 어른처럼 행동하는 아이들에게 조언 혹은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을때는 직접 주지말고 오히려 대수롭지 않은듯 흘려 주라는 등의 구체적인 방법들이 계속 이어집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아이의 행동에 대해 그 이유를 알지 못한 채 바라보아야하는것과  왜 아이가 그렇게 행동하는지를 알고 바라보는 것은 너무나 큰 차이가 있습니다 엄마로서 아이의 그러한 행동을 참고 기다려 주기에도 후자가 훨씬 쉽고 오랜 시간을 참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아이의 십대를 아이만큼이나 힘들게 거쳐야하는 부모들에게

그런 기다림의 시간을 좀 더 쉽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십대라는 특성에 맞게

아이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들을 알려 주고 있기에

아이의 십대를 준비하면서 꼭 갖추어야할 준비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