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나는 꽤나 고민 없이 일을 저지르고 보는 타입의 사람이었다. 대학을 정할 때도 그랬고 (성적이 대학을 선택할 수 있는 성적이 아니기도 했지만;;), 첫 회사에 합격 통보를 받고 출근을 할지 말지 정해야했을 때도, 그리고 회사를 그만둘 때 조차.. 나는 굉장히 고민없이 나의 삶을 결정지었다. 사람들은 나에게 실행력이 대단하다고 말해줬고, 나 또한 내가 그런 사람인줄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나는 실행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나 자신이 무엇을 진짜로 원하는지를 제대로 들여다볼 줄 몰랐던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대학이었음에도, 졸업한 학교와 학과를 싫어하며 '재수를 했었으면 더 나은 선택지가 있었을까'를 생각했고, 굴지의 대기업을 다니는 고등학교 동창들의 이야기를 건너건너 들으며, 붙잡을 수도 없는 그 격차를 바라보며 나의 삶을 증오하기에 이르렀던 많은 순간들이 떠올랐다.
돌이켜보면 나는 내가 선택한 삶을 후회했고, 그 이유는 바로 내가 진정으로 내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할 틈도 없이 그냥 결정을 내려버렸기 때문이다. 난 저자와는 다른 유형의 사람이지만, 나 또한 내가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고 좋아하는지 몰랐기에 고민하는 것을 뒤로 미뤄버리고 그냥 결정을 내려버리고 마는, 결정과 타이밍이 너무나도 성급했던 사람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