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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말하기 능력 8시간 완성방법 : 학습자 용
김성중 지음 / 언어사랑교육 / 2020년 5월
평점 :
어렸을 때는 꽤나 내가 영어를 잘하는 축에 속했다. 부끄러운 과거이지만 초등학교 2학년때 to 부정사를 이해하고 나름 작문도 술술 할 줄 알아서, 학원에서는 나를 영어 영재라고 부르기도 했다 ㅎㅎ 근데 지금은? 난 영어 앞에만 서면 영어 공포증이 생기고 외국인을 만나면 그 자리에서 무슨 말을 해야할 지 얼어붙는 영어 공포증 환자 중 한 명이 되어버렸다..
나이 마흔 전에는 꼭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라고 신년 계획을 세웠지만, 사실 이제는 영어를 어떻게 공부해야 말을 잘 할 수 있는지 조차 까먹어버린 나. 그래서 이 책을 골랐다. 다시 초등학생이 되어, 영어를 어떻게 해야 잘 말할 수 있을지, 나의 문제점이 무엇이었는지를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청화식 학습법이라는 방법으로 영어 교육을 했었다고 한다. 영어를 가장 빠르게 잘 하기 위해서는 원어민 화자의 이상적인 발화 문장 패턴들을 반복적으로 따라하여 암기하는 학습방법, 이것이 청화식 학습방법이라고 한다. 사실 나도 영어를 잘해보고자 쉐도잉, 패턴영어 등등 영어 문장을 닥치는대로 외워보고 이것을 외우다 보면 언젠가는 내가 할 수 있는 말을 다 할 수 있겠지? 라며 생각을 했지만, 글쎄.. 지금 돌이켜 보면 그 방법은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니었던 것 같다. 셜록을 좋아해 엄청나게 열심히 연습을 하고 쉐도잉도 해봤지만, 셜록 홈즈가 하는 말을 내가 일상 생활에서 하게 될 경우는 극히 적지 않은가..? ㅎㅎ 외우긴 했어도 써먹을 곳이 없기에 나는 또 흥미를 잃어버리고 말았고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아직 나의 영어는 제자리걸음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가장 효과적인 학습 방법은, "목표지향적"인 의사 소통을 연습하는 것이다. 어떤 물건을 사러 갔을 때 필요한 말들을 쭉 외워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별로 나누어 (1) 인사 (2) 상품 구매 (3) 구매에 따른 보상 (4) 인사 >> 의 단계로 나누어 그에 필요한 문장들을 외우는 것이다. 여기서 (1), (3), (4) 는 보통 많이들 쓰는 표현들이 있으니, (2) 상품 구매가 가장 중요한 핵심 포인트이자,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는 과정이기에 이 (2) 에 필요한 여러 상황들에서 쓰는 표현들을 숙지하면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목표지향적"인 의사소통을 완성할 수 있는 것이다.
단계별 상황이 없다면, 우리는 (1)에 대한 표현부터 쭉 배우고, 그 다음에는 (2) → (3) → (4) 의 식으로 외우겠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2) 상황에 대한 표현들, 즉 내가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할 때 쓰는 표현들을 먼저 익혀두고 연습한다면, 좀 더 능동적이고 내가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는 의사소통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처음부터 완벽한 문장으로 말하려고 하지 말고, 한 두 단어로 내가 원하는 것을 나열하는 것에서부터 문장으로 확장시켜 나가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고 정통적인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말로 들으면 당연한 말이지만, 사실 머리가 굳어버린 나와 같은 성인들에게는 이것이 꽤나 어려운 실천 방법이기도 하다. 완벽한 문장으로 말해야 할 것만 마음에 속으로 이 단어 저 단어를 조합하다보니, 지금의 나처럼 어버버 어버버 하게 되는 것 같다.
↑ 우연히도 친구가 이 짤을 보내줬는데, 이 어르신이 외국인에게 전하고자 하는 말을, 한 두 문장으로도 완벽히(?) 말한 것을 보면, 먼저 영어를 완벽히 말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부터 벗어난 다음 이 책을 찬찬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쓴 저자가 영어 교육 관련에 대해 많은 것을 연구하고 교육을 하고 계신데, 이 책 중간 중간에 본인의 미국 유학 시절의 경험이라던지 여러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영어 교육 책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에세이를 읽는 듯이 술술 책이 넘어가는 것이 좋았다 ㅎㅎ 뭔가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나 또한 앞으로 영어를 잘하게 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한 층 더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랄까? 처음에는 "영어를 어떻게 8시간 안에 완성해" 라는 의구심에 가득 찼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덮은 순간에는, 아 이제 모든 원리를 다 깨우쳤으니 내가 하고 싶은 말에 필요한 단어만 외우면 되겠구나라는 확신이 생겼다.
왠지 마흔 살 전에 영어 잘하기 프로젝트가 성공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