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째 매미

8일째 매미 ㅣ 사건 3부작
가쿠타 미쓰요 지음, 장점숙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9년 5월

'사랑'이라는 이 한 단어가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에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책을 만났다. 지독한 사랑으로 저질러버린 유괴 그리고 다시 사랑, 위태롭고 연약하지만 강한 사랑을 담은 책 [8일째 매미]는 제목처럼 독특한 소재의 사랑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유괴하여 그 아이와 하루만이라도 더 함께 하기를 소망하며 도망자의 삶을 사는 여자의 시선으로 1장을 구성하고 있다. 나는 조바심을 느끼며 한 장 한 장 그 위태로운 도망, 그리고 깨어지기 쉬운 그들의 생활을 지켜보았다. 오랜만에 책을 읽으면서 조바심을 느꼈다. 주인공이 느끼는 그 세세하고 혼란스러운 감정들, 그 불안 모두를 작가의 섬세한 문체로 표현되어 있었다. 왜 이 책을 작가의 최고의 역작이라고 말하는 지 알 수 있었다. 내가 읽어봤던 작가의 다른 작품인 [내일은 멀리 갈꺼야] 보다 더욱 더 마음을 뒤 흔드는 그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면 가쿠다 미쓰요는 그의 책들을 통해서 조금은 무겁지만 그래도 소신있게 '여자'의 삶과 성장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여자의 아픔과 좌절 그리고 희망에 대해서 작가는 어떻게 보면 자극적이지만 막상 파고들면 전혀 자극적이지 않고 오히려 담담한 이야기들로 나를 매료시키는 것 같다.

 정말 있어서는 안 될 범죄인 '유괴'에서 우리는 유괴범과 그리고 유괴된 아이의 눈을 통하여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그들과 함께, 가오루와 함께 성장한다. 가정이란 것이 정말 무엇인지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이 소설을 통해서 오랜만에 소설 읽기의 매력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다 읽은 후에도 마음을 저리게 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7일째 죽지않고 8일째를 맞이했던 매미의 마음을 그리고 아픔을 생각했다.

 또한 앞으로 기대가 되는 작가의 한 명으로 가쿠타 미쓰요가 자리잡는 계기가 된 좋은 책을 읽게 되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