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게 길을 묻다

숲에게 길을 묻다 - 희망 더 아름다운 삶을 찾는 당신을 위한 생태적 자기경영법
김용규 지음 / 비아북 / 2009년 4월

‘어떻게 사는 것이 참된 삶인가?’ 나는 이런 질문을 자주 한다. 하루를 반성하며 잠자리에 들 때에도 하게 되고, 상처를 받거나 사람들에게 실망을 했을 때, 나에게 실망 했을 때 등등 여러 상황에서 항상 하게 되는 질문이다. 하지만 난 그 답을 얻지 못했다. 이 책의 제목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저자는 숲에서 인생의 깨달음을 얻었다. 나무가 자신의 줄기와 잎을 계속 간직하려고 아등바등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버린다는 것을 보고 나 역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연리목에 대해 읽은 부분은 새로웠다. 자신의 살을 깎아서 사랑하는 대상과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너무 아름다웠다.

우리는 각자의 인생을 위해 치열하게 살고 있다. 남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앞만 보고 나아가야 하는 상황이기에 ‘나’를 돌아볼 기회는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는 한창 우리나라에서 벤처 열풍이 불었을 때, 최고경영자가 되어 사업을 이끌던 치열한 삶의 대표 주자였다. 그러한 사람이 자신의 삶에 회의를 느끼고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서울을 등지고 가족들과 함께 충북 괴산으로 내려갔다. 서울을 등지는 것은 누구나 한번쯤 생각할 수 있는 일이지만, 정말 그렇게 행동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 것이다. 문명에 뒤떨어지고, 세상의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에서 살아가는 설움은 현대인들에게는 고문이기 때문이다.

‘나’를 재대로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마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알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자연에게, 특히 숲에서, 배울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생명체 중 으뜸이라고 자부하는 인간들은 자신이 어떻게 살아하는지도 모른 채 살아가기 바쁘지만, 자신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고 선의의 경쟁을 하며 살아가는 나무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으뜸인 것 같다. 도심 속에 묻혀 ‘나’를 잃어가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픈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