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세상이 얼마나 각박하고 살기 힘든 곳인지 뼈저리게 느껴가고 있다. 세상이 보는 잣대에 맞추어서 하루하루 살다가 잠을 잘 때면 문득 외롭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철부지 시절 문학 서평속에서 늘 보았던 군중속에 고독을 이제야 조금 알 것같다. 나만의 시선 아닌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며 살아간다는 것은 본연의 나를 내 안에 고립시키는 일 이다. 그런 나에게 문득 뭔가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이 책을 만났다. '나를 위로하는' 이라는 글귀가 너무 가슴에 와 닿았다. 위로가 필요하다. 지금 나는.. 그래서 하루의 일과가 끝나는 시점에 이 책을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 거창한 이름의 사진작가가 아닌 정말 우리 주변에 흔히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작가의 글과 사진은 나로 하여금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작가의 사진속에 담겨있는 소박하지만 위대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내가 힘들어 했던 사람과의 관계가 얼마나 나만의 편견이고 투정이었는지 깨달았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만날 수 있는 사람들 안에 이렇게 무궁무진한 감정들이 따뜻한 마음들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작고 차가운 기계가 만들어 낸 세상은 따뜻했다.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고, 누구나 사진기를 가지고 있는 이 시대. 자기 자신의 삶만을 열심히 찍어 자기를 포장하고 알리고 싶어하는 사람들 속에서 소외받았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희망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은 정말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주 었다. 군중 속에 고독은 사실 내 자신이 만들어 낸 핑계일 뿐 조금만 눈을 돌려도 이렇게 많은 걸 함께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부끄럽게 했다. 나도 지금 처음에 샀을 때는 세상 모든 것이든 찍을 수 있을 것만 같았던 나의 조그만 디카를 가지고 사람을 찍으로 나가고 싶다. 작은 프레임 속에 내가 느끼는 세상을 찍고 싶다. 그리고 위로받고 싶다. 또 위로하고 싶다. 나를 위로하는 사진 이야기..나를 위로하는 사람 이야기를 이제 시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