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상속
키란 데사이 지음, 김석희 옮김 / 이레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한국문학에 열을 올리다. 오랜만에 외국문학을 보게 되었다. '상실의 상속' 부커상 수상작이란 타이틀이 책에 대한 초반의 믿음을 굳건히 해주었다. 쉽게 손이 가지 않을 그런 양의 책이었지만 오랜만에 독서라 진지한 마음으로 한장 한장 읽어 나갔다.

 

 책은 제3세계의 힘없고 약한자들의 삶을 담담한 어조로 풀어가고 있었다. 인도라는 멀고 낯선 땅의 세계속에 인물들.. 그 삶속에서 21세기 세계화라는 그 달콤한 모토 속의 이면을 들여다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분명 진실이지만 피하고 싶은 진실인 그들의 이야기가 읽는 내내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예전에 읽었던 다큐문학이었던 '아부알리 죽지마'를 읽고 느꼈던 그들에 대한 그 먹먹함이 다시 느껴지는 것 같았다. 어쩌면 버려지고 있는 그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과연 이 세계의 논리가 정말 가진자만의 논리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난한 나라도 사랑을 하고... 부모를 사랑하고...꿈을 가지고...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데... 우리는 지금 그들의 삶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을까?

 이 소설에서는 인도인이며 인도인이길 거부하는 판사, 운명속에서 버거워 하는 사이와 지안, 그리고 요리사와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는 그의 아들까지.. 그들의 삶은 어쩌면 지금 세계 어느 곳에서든지 일어나고 있는 세계의 진실이 아닐까 싶다.  세상이 점점 다양해 진다. 단일 민족으로 자부심을 느끼는 우리나라 역시 지금 다문화의 중심이 되어 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인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지금 느껴야 할 그 무엇인 것 같다.

 잃어버린다의 의미 '나'를 잃어가며 그저 세상의 흐름속에 하루 하루 버겁게 살아가는 그 사람들의 이야기 .. 가지기 위해 발버둥 칠수록 가질 수 없는 현실이 더 큰 그 현실보다 더 무서운 것은 그것은 지금 상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상실의 상속'이라는 그 무거운 제목 앞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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